정부가 1단계인 ‘3만개 중소기업 IT화 사업’의 후속으로 ‘2단계 중소기업 IT화 대책(포스트 3만개 중기 IT화 사업)’을 마련했다. 이 사업은 1단계가 중소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당초보다 1년 가까이 앞당겨 끝남에 따라 2단계로 내년부터 3만개 중기 IT사업의 내실화와 고도화를 추진해 오는 2005년까지 전자상거래 선도국가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부의 이번 2단계 사업은 1단계가 중소기업의 정보화 마인드 확산에는 크게 기여했으나 이 사업의 최종 목표인 e비즈니스 기반 조성에는 미흡하다는 점을 대폭 개선해 마련했다는 점에서 기대를 해봄직하다. 정부는 이번 2단계 중기 IT화 사업으로 현재 3.4% 수준에 불과한 중소기업의 전자상거래 비중을 30%대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또 ERP·협업적IT화·통합제조정보시스템 등에 역량을 투입하기로 한 것은 1단계의 미흡함을 보완한 조치라고 할 수 있다
잘 알다시피 중소기업들의 경쟁력 강화와 자생력 확보는 국가적 과제다. 그것은 중소기업이 우리 경제의 허리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중기 IT 내실화와 고도화는 시기가 빠르면 그만큼 기업들의 경쟁력 강화에 보탬이 된다고 본다. 이제까지 중소기업들은 정보화의 필요성을 느끼면서도 자금사정이 여의치 못해 정보화를 추진하지 못하는 일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취지의 정책을 입안해도 이를 수행할 예산이 확보되지 못하면 실효성을 거두기 어렵다. 확보된 예산은 어떤 분야에 얼마씩 투입할지 사전에 예산규모가 결정돼야 하는데 이번 2단계 사업에서는 이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빠졌다.
이는 아직 산자부가 이번 사업의 예산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산자부는 2단계 중기 IT화 예산을 정보통신부의 정보화촉진기금과 IMT2000 출연금 등에서 확보한다는 방침이나 아직 미정인 상태다. 만약 이 부분에서 예산을 마련할 수 없다면 별도의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산자부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일반회계예산 확보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기획예산처와의 협의가 어떻게 마무리될지는 미지수다. 산자부는 1차로 내년에 필요한 836억원을 확보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으나 예산이 이에 밑돌 경우 제2단계 중기 IT화 사업은 사업규모 및 계획의 재조정이 불가피하다고 한다. 만약 사업규모나 내용을 재조정하는 사태가 발생하면 무책임 행정, 한건 위주의 탁상행정이란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2단계 사업 추진에 필요한 3500억원을 이른 시일 안에 확보하고 구체적인 예산내역을 밝혀야 한다. 자칫하면 행정에 대한 불신을 가중시킬 수 있다.
다음은 이번 2단계 사업이 중소기업의 정보격차를 해소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 기존 3만개 IT화 사업 진행과정에서 일부 제기됐던 도입 기업들의 낮은 활용도를 보완하지 않으면 정보격차는 해소될 수 없다. 이를 위해 중소기업들에 대한 컨설팅과 사후관리를 강화하고 중소기업의 가장 큰 어려움인 관리인력의 퇴사 및 부족현상에 대비한 전문인력 교육도 확대해야 한다.
아울러 유관부처간 공조 또는 긴밀한 업무협조 체계를 확립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이번 2단계 사업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이밖에 일괄적이 아닌 업체별 지원을 차등화하는 것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업종이나 기업 규모, 정보화 수준, 업무 프로세스, 지역 등을 감안하지 않은 일률적인 지원은 비효율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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