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조달>기술 과제·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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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자조달은 협력 업체와의 구매조달 부문을 인터넷으로 처리함으로써 전체 조달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고 업무 처리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장점을 제공한다. 그러나 기업이나 국가가 수행하는 조달업무는 단순한 업무처리 절차가 아니라 전문성을 가진 수많은 독립적인 하위 절차들이 서로 밀접하게 얽혀 있다. 더욱이 조달업무는 다양한 고객을 관리하고 사업 분야와 기업간 영역을 허무는 작업인 만큼 매우 복잡하다. 국가별 또는 기업별 물품 구입 절차 또한 서로 차이가 난다.

 따라서 전자조달 도입의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기본적인 물품 구매전략과 기존의 조달업무 추진 방식부터 개선해야 한다. 결국, 전자조달은 단순히 새로운 정보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물품구매 과정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전체 조달 업무처리 절차를 재구축하는 작업이다.

 최근 조달청이 마련한 G2B사업 추진 기본계획에 △국가전자조달 구축전략 △조달업무프로세스 개선 △콘텐츠 및 전자서식 표준화 △G2B 포털구축 △법·제도 정비 등 광범위한 분야의 사전 연구작업들이 포함된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로, G2B사업 기본계획은 현행 개선대상 조달업무 565개 가운데 80%에 가까운 업무를 손질토록 했다. 이 가운데에는 152개 업무를 완전히 없애고 300개 업무는 단축시키는 혁신적인 내용도 들어있다. 기존의 조달관련 법·제도는 물론이고 정부조직과 업무관행의 대변혁이 요구되는 셈이다.

 따라서 전자조달 체계를 도입하려는 국가나 기업은 정보시스템에 대한 기술적인 검토에 앞서 전자조달을 위한 새로운 업무체계부터 수립해야 한다. 결국, 전자조달 체계를 구축하는 작업은 기술적으로 뛰어난 정보시스템의 도입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무엇을 성취하고 이를 위해 조직을 어떻게 변경해야 하는지를 평가하는 것이 우선이다.

 이런 가운데 치열한 입찰 경쟁과 시장경제원리의 확대 등으로 전체 조달 업무 프로세스가 점차 복잡해지고 있는 점도 효율적인 전자조달 체계 수립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새로운 전자조달 체계는 단가계약시 품목별 1개 업체에서 복수로 계약업체를 선정해 수시로 가격을 조정할 수 있어야 하고 실시간 부정당 업체 관리와 사후 품질평가도 가능해야 한다. 아울러, 조달업체가 시중 상품 카탈로그에 정보를 자율적으로 등록함으로써 판매 시장을 확대할 수 있도록 하고 물품검색 및 관리가 용이하도록 국제적 호환성을 고려한 정부 표준의 물품분류 및 속성체계 수립도 필수적이다.

 전자조달체계는 또한 세계 각국 화폐의 변환 등 지불수단의 통일과 다국어 번역, 세법을 포함한 해외 법규 수용, 국제 운송 및 취급을 위한 물류문제, 세관통관 등에 다양한 기능들도 제공해야 한다. 특히 구입물품 대금지불과 관련, 각 거래지역에서 적용되는 세금 및 관세법규에 따라 부과될 가능성이 있는 모든 세금이나 관세 등에 관한 산출 기능도 필요하다. 또한 물품 대금을 구매카드, 전자화폐, 전자송금 또는 수표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지불할 수 있어야 한다.

 기존의 전통적인 전자상거래 표준뿐 아니라 미래지향적인 표준에 대한 지원도 전자조달 소프트웨어가 제공해야할 필수적인 기능이다. 제품 공급업체와 구매업체들이 각기 다른 양식의 조달 프로그램을 통해 구매요청을 해왔을 때 이를 거래 파트너가 원하는 양식으로 변환 가능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자조달 관련 응용프로그램을 평가할 때는 그 프로그램이 다른 독자적인 사이버마켓과의 상호작용이 가능한지를 먼저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또한 cXML, xCBL, EDI 등과 같은 추가적인 표준을 지원할 수 있는가도 평가해야 한다.

 전자조달체계에는 이와 함께 구매활동의 분석을 통한 구매과정을 감시할 수 있는 최적화 도구도 필요하다. 이를 통해 구매관행을 확인하고 중복 또는 편중 계약 등을 가려냄으로써 구매활동을 더욱 효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 따라서 최적화 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분석기능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구축되고 있는 전자조달체계는 상품 및 업체정보는 물론 입찰, 낙찰, 계약, 배송, 지불 등에 관한 처리 상황과 결과를 공개하고 단가계약금액, 시중가격 비교정보 등도 제공한다. 인터넷 조달 단일 창구를 통해 전자거래 지원정보 및 상담서비스도 실시된다. 기본적인 전자조달기능 외에도 디자인협업시스템과 원가계산·구매카드 기능 등도 가능하다.

 따라서 전자조달체계를 구축한 정부기관이나 기업은 인터넷을 통해 각종 조달정보를 빠르게 수집하고 산하기관에 다양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각종 물품 원가자료에 대한 실시간 확인도 가능해진다. 조달업체의 입장에서도 1회 등록으로 해당 분야의 모든 입찰에 참여할 수 있으며 납품실적증명, 조달원재품목확인 등의 각종 증명서를 인터넷을 통해 곧바로 신청, 발급받을 수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선을 보인 전자조달 분야 전문 소프트웨어들은 이같은

복잡한 전체 조달업무의 여러 절차들 가운데 일부 영역만을 처리할 수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일상적인 사무용품 구입을 위한 발주나 청구서 관리와 같은 매우 작은 부분을 자동화할 수 있는 수준이다. 따라서 진정한 의미의 전자조달체계를 도입하는 일은 단일 패키지 소프트웨어를 적용해 완수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실제로, 수많은 조달 참여업체들로부터 입수되는 다양한 형식의 콘텐츠를 결합하고 이를 정리하는 일만해도 결코 쉬운 작업이 아니다. 계약가격의 관리, 대량 물품구입에 대한 할인, 지역별 가격의 차이 등도 복잡한 문제다. 전자상거래 사업모델이나 라이선스 전략, 거래관련 수수료 등의 연계 프로그램이 불완전해 전체 전자조달시스템이 얼마 안가서 무용지물이 되는 경우도 있다. 더욱이 단순한 입찰정보 하나라도 잘못 기재되거나 변경될 경우, 조달 참여업체는 입찰탈락이라는 치명적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

 따라서 정부나 기업은 단순히 물품 구매 비용을 절감하는 수단으로 전자조달시스템을 도입해서는 곤란하다. 비용 절감뿐 아니라 전반적인 조달업무 효율성의 향상과 물품 공급업체와의 협력증진, 직원 요구에 대한 높은 대응 효과 등을 염두에 두고 전체 조달업무체계를 재구축하는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전자조달체계를 도입하는 근본적인 목적은 조직 전체를 e비즈니스 체제로 전환할 수 계기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물품 구매 과정에서의 효율성 향상이나 비용 절감은 이에 따른 부수적인 효과 중 하나일 뿐이다. 때문에 전자조달시스템 도입에 따른 위험부담을 최소화하고 그 가치를 극대화하려면 어떤 IT를 도입할 것이냐를 고민하기에 앞서 장기적인 조달업무 혁신 전략부터 먼저 수립해야 할 것이다. 

<주상돈기자 sdjoo@etnews.co.kr>

 

◆성공적인 전자조달시스템 구축 10계명

 △구매 책임자와 경리담당자는 물론 전자상거래에 대해 잘 아는 전산담당자를 포함한 태스크포스를 만든다.

 △업무흐름, 업체 및 제품 데이터베이스, 지불수단 및 계약형태 등 기업내 모든 구매관련 시스템에 대한 현황을 정확히 파악한다.

 △이상적인 전자조달 업무 체계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언제까지 어느 단계를 완료한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한다.

 △변경해야 할 프로그램과 데이터 소스, 물품 공급업체의 능력, 재교육이 필요한 직원수 등 전자조달시스템의 도입에 따른 위험 요인들을 사전에 분석한다.

 △전자조달을 추진하기 전에 제품 공급업체들과 대화를 통해 카탈로그 및 응용 시스템과의 연동이나 제품 공급가격에 대해 충분히 협의한다.

 △분량은 많으나 가격이 낮은 거래, 재고가 없는 제품의 추가 구입, 현물 구입 등 대상 물품별 우선 순위를 정해 전자조달체계를 도입한다.

 △전자조달 도입 목적과 경영진의 승인 가능성 등에 기반을 두고 관련 서비스나 응용 소프트웨어를 선정한다.

 △선택한 소프트웨어가 cXML, xCBL, EDI 등과 같은 다양한 전자상거래와 각종 카탈로그 표준을 얼마만큼 지원하는지를 자세히 평가한다.

 △현재 아무런 거래관계가 없는 물품 공급업체와의 상호작용을 위한 지원도 면밀히 조사해 유연성이 있는 시스템을 도입한다.

 △직원 및 조달업체 교육, 시스템 업그레이드, 솔루션 공급자와의 관계, IT 동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