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을 맞아 집근처 공원을 찾았다가 인파와 잡상인들로 고생만하다 돌아왔다. 언제나 생각하게 되는 문제지만 우리나라에는 건전한 행락문화가 없다는 느낌이다. 이날도 역시나 한 이동통신업체 직원들이 공원까지 찾아와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나눠준다며 앰프와 스피커를 동원해 거북한 불협화음을 토해내고 있었다. 어린이날 특수를 잡으려는 행상이 장사진을 치고 호객 행위에 여념이 없었다. 또 도로와 벤치는 물론이고 공원 구석구석마다 자리를 잡고 가지고 온 음식을 먹으려는 사람들로 공원자체가 거대한 식당이나 된 것처럼 보였다.
물론 야외에서 가족과 식사를 하는 것이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공공장소에서 그것도 가재도구까지 갖고 나와 불을 피우는 모습은 좋아보이지 않는다. 외국에서도 공원이나 야외에서 간단한 파티를 열 수 있지만 허용된 자리에서 남의 눈을 찌푸리게 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해결하는 것이 보통이다. 가족과 더불어 자연을 감상하고 편안한 휴식을 취하러 가는 공원이 기업들의 마케팅장이 되거나 상인들의 매장이 되는 것은 본 말이 전도가 된 것이라고 본다. 이날 막걸리 냄새 질펀한 노름판을 볼 수 없었다는 것만으로도 위안이라고 생각해야 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신명철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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