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현진 E비즈니스 부장 jsuh@etnews.co.kr
보름전 본지가 전격 제안한 ‘21세기 아젠다-u코리아 비전’이 장안의 화제다. u코리아(ubiquitous Korea)에 대해 “필요성을 못느끼겠다”에서부터 “하루빨리 구현하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반응이 쏟아졌다. 그러면서 독자들은 “놀랍다”는 말로 ‘컴퓨터화’의 새로운 흐름을 인정하고 나섰다. u코리아 비전은 한마디로 ‘컴퓨터화’에 대한 패러다임을 바꾸자는 것이다.
컴퓨터화의 과정은 지난 50여년의 세월을 두고 크게 세개의 세대로 나뉜다. 컴퓨터가 처음 등장한 40년대말부터 70년대말까지 30년 동안이 전산화의 시대였다면 90년대 중반까지는 정보화의 시대였다. 지식화는 이후 현재까지의 시기에 해당된다. 전산화는 물리적 공간에 있는 숫자나 문서를 컴퓨터에 입력시켜 데이터화하는 것이고 정보화는 그 데이터를 사람의 입맛에 맞게 가공하는 과정이다. 정보화에서 반단계쯤 진전된 것이 지식화다. 지식화는 정보에 실행수단과 방법론을 가미한 것이다.
컴퓨터화가 전산화-정보화-지식화 단계로 고도화된 과정은 과학기술의 비약적 발전을 전제로 이뤄져 왔다. 지난 50여년동안 반도체 집적도와 컴퓨팅속도는 물경 수천배가 증가했다. 컴퓨터화는 궁극적으로 주변의 모든 사물을 컴퓨터 속에 집어 넣는 컴퓨토피아를 염두에 둔 것이었다.
그러나 아무리 과학기술이 발전한다해도 정보화나 지식화에 의한 컴퓨터화 방식은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양식화된 업무나 기계작동 등은 얼마든지 컴퓨터화할 수 있지만 건물벽·도로·화단 등 무작위로 널려 있는 사물을 컴퓨터 속에 모두 집어넣기란 현재의 컴퓨팅 개념과 기술방식으로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벌써부터 정보화나 지식화의 논리적 토대가 된 ‘무어의 법칙’과 ‘메트칼프의 법칙’ 등이 역설적으로 이런 한계를 대변해주는 증거로 전락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그렇다면 이제부터 컴퓨터화의 개념은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대상물을 컴퓨터 속에 집어넣는 것이 아니라 컴퓨터를 대상물 속에 삽입시키는 것이다. 즉 땅속·건물벽·식기·의복·신발 그리고 식탁마다 제각각의 역할에 부합되는 컴퓨터를 집어넣어 컴퓨터끼리 커뮤니케이션을 하도록 해주는 것이다. 그래서 언제 어디서나 컴퓨터에 접속할 수 있고 컴퓨팅환경에 몰입할 수 있으며 원하는 결과를 도출하도록 하는 것이다. 여기서 출발한 것이 컴퓨터화에 대한 패러다임을 완전히 뒤바꿔놓은 유비쿼터스컴퓨팅이다.
유비쿼터스컴퓨팅에 대한 비전은 결코 10년쯤 후에 벌어진 미래의 사건이라거나 다른 먼 나라의 일로 치부될 성질의 것이 아니다. ‘입는 컴퓨터’나 구두창에 삽입돼 사람의 걸음 동작으로 동력을 전달받아 움직이는 ‘신발컴퓨터’ 등의 상용화는 유비쿼터스컴퓨팅 혁명이 이미 목전까지 다다랐다는 것을 의미한다. 생명기술(BT)과 결합된 퍼스널네트워크(PAN)나 개인간(P2P) 네트워크의 등장도 마찬가지다.
유비쿼터스컴퓨팅 혁명이 몰고 올 변화 가운데는 현재로서는 감히 계량할 수조차 없는 산업유발 효과를 빼놓을 수 없다. 유비쿼터스혁명이 진행되면 현재의 정형화된 컴퓨터 개념은 바뀌게 된다. 기술방식 역시 대상물이 컴퓨터 속에 입력된 다음 처리되는 것이 아니라 컴퓨터가 대상물에 접근해 처리하는 개념으로 전환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정보화·지식화시대를 훨씬 능가하는 신기술과 상품이 등장하게 된다. 도시와 삶의 공간 역시 재설계되고 생활양식도 변화가 불가피해진다. u코리아 비전은 유비쿼터스컴퓨팅 혁명을 경제·사회·문화 발전의 원천으로 삼아 21세기 한국을 세계 일류 국가로 끌어올리자는 제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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