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의 메모리부문 매각 양해각서(MOU)에 대한 채권단 및 하이닉스이사회의 결정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마이크론의 주가하락이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채권단은 29일 오후 3시 전체회의를 열어 지난 19일 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이 맺은 조건부 MOU에 대한 동의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금융권별 채권규모에 비례한 의결권 비중은 은행권 65.4%, 투신권 15.3%, 유동화전문회사 11.3%, 리스사 4.9%, 보험·증권·저축은행 3.1% 등이며 이 중 75%의 동의를 얻으면 MOU는 가결된다.
사실 이번 결정의 캐스팅보트가 될 수 있는 제2금융권 30% 가량이 반대할 경우 동의안은 부결이 불가피하나 26일 정부와 채권단이 새로 확정한 채무재조정안을 이용, 제2금융권 끌어안기에 나서면서 채권단의 동의안 통과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하지만 채권회수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마이크론의 주가가 연일 곤두박질침에 따라 MOU 동의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마이크론 주가는 MOU 소식이 처음 전해진 지난 22일 30.90달러로 반짝 반등한 이후 25일 0.92%의 상승을 제외하고 연일 4∼7%의 급락세를 보여 26일 현재 26.00달러로 추락했다.
채권단이 매각대가로 받은 주식의 기준가격이 35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25%나 절하됐다. 26일 종가를 기준으로 한다면 채권단은 주당 무려 9달러나 더 주고 마이크론 주식을 받는 셈이다. 더욱이 마이크론은 채권단에 주식을 지급하기 위해 전체 주식의 20%를 신주발행할 예정이어서 증자를 통한 희석효과를 감안하면 채권단은 주가가 현재보다 45% 가량 올라야 원하는 규모의 채권을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결과적으로 현 주가상황에서는 회수가능한 채권규모가 기대치 이상으로 급감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반대에서 찬성으로 마음을 바꾸고 있는 제2금융권은 물론 기존 찬성입장을 고수해온 일부 채권단도 반대에 나설 수 있어 채권단의 MOU 부결 가능성이 새롭게 제기되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30일로 예정된 하이닉스이사회에서 MOU 동의안이 가결될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하이닉스 구조조정특위 관계자는 “소액주주는 물론 회사직원 대부분이 매각에 반대하고 있고 채권단이 마련한 잔존법인 생존방안 또한 미흡하다고 평가되는 상황에서 이에 동의할 이사회가 어디 있겠느냐”며 “특히 하이닉스는 사외이사 비중이 높은 독립적 이사회여서 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29일 채권단 전체회의에서 우여곡절 끝에 MOU가 가결되더라도 뒤이어 30일 열릴 하이닉스이사회에서 통과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어 MOU 승인과 본계약 체결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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