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생명공학을 연구하는 미국 유수의 대학연구소들은 공동프로젝트의 수행, 연구결과물 및 인력공유 등 네트워크를 통한 연구활동을 통해 경쟁력을 제고하고 있다. 동부의 코넬·펜스테이트·하워드대학, 서부의 스탠퍼드·UC샌타바버라대학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들 대학의 연구소는 국립과학재단(NSF)의 후원 속에 NNUN(National Nanofabrication Users Network)을 공동운영하고 있다. 이 네트워크는 인터넷으로 연결돼 각 연구소의 현재 연구상황이 실시간 공유된다.
이러한 추세는 비단 생명공학 분야뿐만 아니라 전기·전자·기초과학 등 이공계 분야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연구과제를 공유하고 수행하는 열린 풍토에서 대학들의 연구소도 강해지고 있는 것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알렉산드리아 디지털 도서관’ 프로젝트는 좋은 예다. 이 프로젝트는 UC샌타바버라, 카네기멜런, UC버클리, 스탠퍼드, 일리노이, 미시간 등 6개 대학 공학계열 연구소가 힘을 모으고 NSF의 후원으로 각 대학도서관이 보유하고 있는 1000만권의 서적, 영상, 음악자료 등을 디지털 데이터베이스화하는 작업이다. 인터넷을 통해 참여대학들이 상호 서적 및 각종 연구자료를 공유한다는 목적에서다.
정부와 유관기관들의 정책적 지원, 전략적 파트너인 기업들의 찬조금, 쌓여가는 기부금도 미 공대 연구소의 경쟁력이다. 미국 정부는 ‘프로젝트2061’을 통해 장기적인 예산지원을 하고 있다. 국가과학진흥회(AAAS)도 매년 수억달러를 연구소 지원비로 쏟아붓는다.
또 하버드대의 연간 기부금만 5억달러에 달하고 50위권내 사립대학 이공계 연구소의 연간 재원도 합계 8억달러 이상으로 알려지고 있다. 철강왕 카네기와 은행가 멜론이 공동으로 설립한 카네기멜론대학의 경우는 기업이 대학을 연구개발(R&D) 투자의 대상으로 삼은 전형이다.
일본에서는 대학부설 특수연구소가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 특수연구소란 정부와 대학이 힘을 합쳐 IT, BT, NT, 환경 등 첨단분야별 거점 대학원을 만들고 이 안에서 운영되는 연구소를 지칭한다. 쓰쿠바대학 부설 시스템정보공학연구소, 와세다대학 부설 국제정보통신연구소 등이 IT전문 연구소로 명성을 얻고 있다. 생명공학 분야에서는 동북대학 응용생명과학연구소, 도쿄이과대학 생명과학연구소 등이 문부성의 지원 속에 기업과의 산학연계를 추진하고 있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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