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경영 허덕이는 통신장비업체들 정보기기시장 진출 `너도나도`

통신장비업체들이 정보기기 분야로 진출하고 있다. 정보기술(IT) 불황과 서비스사업자의 설비투자 축소 등으로 매출 감소와 수익성 악화로 시달리고 있는 통신장비업체들이 규모면에서 단기간에 큰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정보기기 분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그러나 정보기기 산업은 통신장비 분야에 비해 진입장벽이 낮아 더욱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한데다 수익성도 낮아 통신장비업체의 정보기기 업체로의 변신이 성공할지 여부는 미지수라는 평가다.

 ◇사례=컴퓨터통신통합(CTI)업체인 삼보정보통신(대표 강웅철 http://www.tgicc.com)은 지난달 주총에서 LCD모니터를 사업목적에 추가하고 본격적인 판매에 나서고 있다. CTI사업이 극히 부진한데다 삼보정보통신을 인수한 디오시스가 PC업체라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CTI 사업의 부진으로 지난해 순손실만 31억원을 기록한 삼보정보통신은 올해 LCD모니터 사업으로만 200억원의 매출을 기록, 적자경영에서 탈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광전송장비를 주력으로 하는 자네트시스템(대표 하종진 http://www.garnets.com)은 PC업체로 변신을 서두르고 있다. 지난해 통신사업자들의 설비투자가 줄어들면서 매출이 부진한데다 재고문제까지 겹쳐 27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정명우 자네트시스템 이사는 “PC업체와 M&A에 관해 대부분 합의가 끝났으며 조만간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며 “매출확대를 위해 시장상황이 호전되고 있는 PC사업 진출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광통신장비인 재스컴(대표 박정서 http://www.jascom.co.kr)은 오는 30일 CDMA 모뎀업체인 이소텔레콤(대표 유경민 http://www.yisotel.com)과 합병한다. 재스컴의 유선통신장비 사업의 한계를 성장사업인 무선모뎀을 통해 극복하기 위해서다. 지난달 주총의 합병승인으로 이소텔레콤과 사실상 ‘한집’ 살림중인 재스컴은 최근 이소텔레콤을 통해 미국업체와 240억원 규모의 무선모뎀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전망=이들 업체가 정보기기 업체로의 변신을 서두르는 것은 그만큼 해당 업체들의 상황이 절박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정보기기 산업의 경우 매출액은 단기간에 키울 수 있을지 모르지만 수익성 측면에서 크게 낮아져 이들의 구조조정이 성공할 지는 미지수라는 평가다.

 LCD모니터 사업의 경우 지난해만해도 100여개의 중소기업이 참여했으나 최근에는 수익성악화, 패널수급 불안 등으로 상당수 업체들이 사업을 접었다. PC부분 역시 출혈경쟁이 벌어지면서 수익성은 1%대로 내려앉은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보기기 산업의 경우 널뛰기 상황을 연출하는 통신장비산업과는 달리 비교적 경기에 영향을 적게 받는 특성을 보이고 있다”며 “그러나 기술력이 중시되는 통신장비 산업과 달리 정보기기 분야는 브랜드를 중시하는 일반 소비자 제품이 주류여서 시장에서 제자리를 잡기까지 시간이 적지않게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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