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 쫙편 HW株…고개 숙인 SW株…

 정보기술(IT) 산업의 양대 축인 하드웨어(HW)와 소프트웨어(SW)업종의 최근 주가 흐름이 판이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HW업종이 IT 경기회복 기대감과 1분기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는데 반해 SW업종은 저조한 1분기 실적에다 향후 시장 전망까지 다소 불투명해 침체의 늪에서 헤매고 있다.

 HW업체가 대거 포진해 있는 거래소 전기·전자 업종지수는 지난 1월 2일의 3361.92에서 지난 19일 4523.66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지수가 연초대비 35%나 상승한 것이다. 코스닥IT HW업종지수도 지난 1월 2일 116.81에서 지난 19일 152.06으로 상승, 30% 가량의 가파른 상승률을 보였다. 하지만 SW업체 대부분이 몰려있는 코스닥 SW업종지수는 지난 1월 2일의 157.97에서 지난 19일 현재 134.70으로 오히려 20포인트 이상 떨어지는 수모를 겪고 있다.

 ◇비상하는 HW주=반도체, LCD, 셋톱박스, 이동통신 관련 부품 등 HW주들은 수요 및 수출이 살아나면서 IT 경기회복을 주도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 대표주인 삼성전자는 1분기에 사상 최고의 실적을 기록하며 전체 주식시장을 견인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1분기 반도체부문 영업이익은 지난해 11월 이후 급등했던 D램 현물가격의 영향으로 9900억원의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발표됐다. 계절적 비수기인 2분기를 지나면 D램 가격이 다시 강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올해 PC 교체가 활발할 것으로 보여 하반기부터 PC수요가 본격적인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LCD도 작년 10월 이후 지속된 공급부족 현상과 이에 따른 가격인상으로 실적이 빠른 속도로 개선되고 있다. 공급부족 현상은 하반기에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돼 삼성전자, 우영, 태산LCD 등 관련 업체들의 긍정적인 실적 및 주가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이동통신단말기는 내수시장에선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으나 수출 시장은 높은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국내 이동통신단말기 업체들은 지난해 4500만대를 수출해 전년대비 100%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를 필두로 유일전자, 피앤텔, 인탑스 등 관련 업체들이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다.

 전방산업인 LCD, 휴대폰 등이 본격적인 수요 증가에 힘입어 성장세가 가속화됨에 따라 주문 생산하는 PCB업체들도 2분기부터는 가파른 생산량 증가율을 보이며 수익성이 급속히 개선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설설 기는 SW주=보안 등 일부 종목을 제외하곤 대부분 부진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현대정보기술, 동양시스템즈 등 시스템통합(SI) 분야 주요 업체들의 지난 1분기 실적이 전년에 비해 높게 나왔지만 지난해 최악의 매출을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절대적인 성장폭은 그렇게 크지 않은 편이다.

 한글과컴퓨터, 핸디소프트 등 패키지SW 부문의 상황은 더욱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SW종목의 대표주 중 하나인 한글과컴퓨터는 올 1분기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30% 가량 줄었다. 자연스럽게 주가도 이달 들어서만 10% 가까이 빠졌다.

 전사적자원관리(ERP)부문도 더존디지털웨어, 뉴소프트기술 등이 주목받고 있지만 공공, 기업시장이 활기를 띠지 못해 애만 태우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을 반영한듯 더존디지털웨어는 지난 1일 3만4300원이던 주가가 19일 3만2150원으로 주저앉았다. 뉴소프트기술도 지난 1일 1만2350원에서 19일 현재 1만750원으로 떨어졌다.

 확장성표시언어(XML) 분야의 유진데이타, 씨오텍 등도 주가 하락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유진데이타는 지난 1일 1만250원이었던 주가가 19일 종가기준으로 8110원으로 떨어져 이달만 20% 떨어졌으며 씨오텍도 지난 1일 1만4850원이던 주가가 19일 1만3050원으로 내려앉았다.

 증시 전문가들은 SW주의 주가 침체가 SW업체의 실적개선이 실질적으로 확인될 하반기 이후까지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정부의 경기부양 속도 조절론에 따라 IT부문 투자가 지연될 경우 SW산업 경기 회복은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비관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HW부문 실적 향상이 SW산업 활황으로 이어지는 시금석이라는 점과 하반기 SW산업이 본격적으로 회복국면에 들어갈 수 있다는 대세론이 그나마 희망의 단초를 제공하고 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조장은기자 jech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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