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를 이용해 특정 암세포나 미생물세포와 똑같은 특성을 갖는 가상세포를 만드는 시스템 연구가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과학기술원(KAIST)·충북대·렉산 등은 신약 개발을 위한 후보물질의 유효성을 빠르게 판단할 수 있는 가상세포시스템 연구개발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 시스템은 실제 암세포나 미생물과 똑같이 작동하는 사이버생명체에 생체실험(in vivo)이나 시험관실험(in vitro) 대신 컴퓨터 모의실험(in Silico)을 실시해 생명현상을 연구하고 의약품을 설계할 수 있어 신약 개발에 따른 비용과 경비를 획기적으로 절감하게 된다.
KAIST 대사및생물분자공학연구실 이상엽 교수팀은 최근 대장균 전체에 대한 대사회로 분석을 마치고 대장균과 똑같은 가상세포의 프로토타입을 완성했다. 이 교수팀은 대장균의 염기서열을 토대로 유전자들의 기능을 확인해 실제 이 균과 똑같이 작동하는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를 설계, 생명현상과 신약 개발에 사용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충북대학교는 최근 가상세포를 연구하는 생물정보학연구센터(센터장 김영창 생명과학부 교수)를 개소하고 생산성이 높은 산업용 균주와 암세포 등을 탐지하고 공격해 소멸시키는 유기체, 환경폐기물을 먹어치우는 특수세균을 시뮬레이션하는 소프트웨어 개발에 나섰다. 이 센터는 가상세포를 이용한 모의실험을 토대로 새로운 인공세포를 제조해 생명체의 유전체 서열구조와 친화적 관계, 네트워크 특성을 모두 고려한 가상세포시스템을 개발할 계획이다.
바이오벤처기업 렉산(대표 안창호)도 지난달 웹솔루션 전문기업 하이홈과 손잡고 양사를 연결하는 실시간 영상 및 파일 전송시스템을 설치하고 본격적인 가상세포시스템 공동개발에 들어갔다. 양사는 올해 알고리듬 개발을 완료하고 오는 2003년 소프트웨어 테스트를 거친 후 2003년 9월 동시에 출시할 계획이다.
최재학 하이홈 사장은 “바이오 관련 기업·제약회사·연구소 등에서 신약 개발을 위한 1차 테스트를 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14.2년, 경비는 5억달러에 달한다”며 “가상세포시스템을 활용하면 시간과 경비를 절반 이상 줄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 에너지부에서는 연 1500만달러를 들여 마이크로비얼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제네틱서킷연구그룹도 효모와 적혈구 세포에 대한 가상생명체를 만드는 등 전세계적으로 가상세포 연구 열기가 뜨겁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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