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아케이드 게임기 수출업체 급증

 

 아케이드 게임시장의 장기 침체 여파로 지난해 말부터 게임장의 폐업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 게임장에서 쏟아져 나온 게임기를 수출하는 유통업체들이 크게 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어뮤즈월드·이오리스·유니아나 등 해외에 유통망을 갖고 있는 메이저 아케이드 게임업체들과 일부 대형 유통업체들이 중고게임기 수출에 나섰으나 올들어서는 서울 대림상가와 영등포유통상가의 영세업체들도 잇따라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 여파로 펌프·DDR·철권 등 일부 중고게임기는 품귀현상을 보이며 가격이 급증하고 있다.

 ◇수출업체 왜 늘어나나=국내에만 치중하던 영세 유통업체들이 소비자인 게임장의 매기상실로 인해 일거리가 크게 줄어들자 자구책의 일환으로 수출에 나서고 있다. 특히 올들어 수출에 뛰어든 업체들이 좋은 성과를 거뒀다는 소문이 상가에 퍼지면서 일시에 많은 업체들이 뛰어드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서울 대림상가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상가내에서 수출을 하는 업체는 손가락에 꼽을 정도였다”면서 “현재는 30∼40여 업체들이 수출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중고게임기 수출현황=정확한 수출규모는 파악하기 힘든 상황이지만 올들어 월 15억∼20억원 가량이 수출되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번 선적에 1억원 이상을 하는 업체도 있을 정도”라면서 “월 수출규모가 대략 20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주요 수출국은 동남아시아의 홍콩·대만·필리핀·베트남 등과 중남미의 브라질·아르헨티나·멕시코·칠레·파라과이 등 그리고 동유럽·아프리카·중동 등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중남미는 DDR류의 댄스시뮬레이션 게임기가 주로 공급되고 동구권은 ‘타임크라이시스’ 등 건슈팅게임기, 동남아는 ‘철권’ ‘킹오브파이터’ 등 기판류의 게임이 인기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시장에 미치는 여파는=게임장 폐업이 급증하면서 중고게임기가 일시에 시장에 쏟아지면서 가격이 곤두박질 쳤던 중고게임기의 거래가격이 서서히 회복되고 있다. 특히 일부 게임기는 오히려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때 15만∼20만원이면 구할 수 있던 ‘펌프’는 현재는 두배 이상 오른 45만원에 거래되고 있다”면서 “한동안 수출물량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가격은 계속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전망=업계는 심각한 침체기를 맞고 있는 국내 아케이드 게임시장이 쉽게 풀릴 조짐을 보이고 있지 않고 또한 중고게임기의 매물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에 이들 게임기를 들고 해외로 나가려는 업체들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대해 일부에서는 국내업체간 과당경쟁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펌프 등 일부게임기의 경우 국내의 중고게임기 거래가격은 계속 오르고 있는 반면에 수출가격은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