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는 일반인이 유명상표를 표시한 도메인을 미리 등록해도 사용할 수 없게 된다. 도메인을 먼저 등록했다 하더라도 널리 알려진 회사나 상품의 상표권을 침해한 것이라면 도메인 소유권을 갖지 못한다는 결정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한국인터넷정보센터(원장 송관호) 산하 도메인분쟁위원회(위원장 장문철)는 최근 한국네슬러·리스텍코리아·리치몬트코리아 등 3개 기업이 “‘nescafe.co.kr’ ‘ziebart.co.kr’ ‘cartier.co.kr’ 등이 각각 자사 또는 모기업의 상표권을 침해한 도메인이며 이들 도메인의 등록을 취소해달라”는 조정신청을 받자 기존 도메인 소유자가 이들 도메인을 소유할 수 없다는 조정결정을 내렸다고 28일 밝혔다.
도메인분쟁조정위원회는 동시에 도메인 소유자들이 상표권 소유자인 3개사에 이들 도메인을 이전해야 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따라서 조정결정에 불복한 소유자들이 14일 이내에 법원에 이의신청을 하지 않을 경우 조정결정에 따라 해당 도메인 이름은 이들 3개사로 이전되거나 아예 말소될 전망이다.
특히 소유자들이 이의신청을 하더라도 법원은 조정내용에 대한 판결보다는 조정절차의 하자여부를 판결하는 것이 최근 판례인 점을 비춰 볼 때 도메인분쟁조정위원회의 조정결정은 사실상 법적 효력을 갖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같은 조정결정은 인지도 높은 상표를 도메인으로 등록한 사람과 실제 상표권 소유자간 벌여온 수많은 도메인 분쟁을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결국 매매를 목적으로 유명상표나 유사상표를 도메인으로 등록한 이들이 본래 상표권을 갖고 있는 기업 등에 도메인을 내줘야 할 상황이 됐다.
한편 한국네슬러는 모기업인 미 네스카페의 상표를 의미하는 nescafe.co.kr 도메인이 A씨에 의해 등록된 것을 알고 지난달 4일 도메인분쟁위원회에 도메인 등록 취소 신청서를 제출했으며 리치몬트코리아도 모기업인 미 카르티에인터내셔널의 상표를 침해한 cartier.co.kr 도메인이 B씨에 의해 선점된 것을 알고 1월 24일자로 신청서를 냈다.
이에 앞서 리스텍은 C씨가 미국 협력사인 지바트의 상표를 침해한 ziebart.co.kr 도메인 등록을 완료하자 지난 1월 22일에 조정신청을 냈다.
한편 도메인분쟁조정위원회는 급증하는 도메인 이름에 관한 분쟁 해결과 인터넷 주소 자원의 효율적 활용을 위해 지난1월 4일 한국인터넷정보센터 산하 위원회로 출범했으며 현재 이번 조정신청건 외에 4건의 분쟁조정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신영복기자 yb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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