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코스닥 등록 예비심사에서 6개 정보기술 기업 가운데 1개사만 통과되는 등 올들어 IT업체의 코스닥시장 진입이 크게 어려워졌다.
이에 따라 향후 코스닥 등록을 목표로 하는 IT기업은 물론, 등록 주간사 업무를 담당하는 증권사들에도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코스닥위원회는 등록 예비심사에서 6개 IT기업 가운데 다스텍 1개사만의 코스닥 등록을 승인했다. 비IT기업을 포함한 전체 10개사 가운데서도 4개사만 등록이 승인되는데 그쳤다. 등록이 승인된 다스텍은 전자파 장해방지용 전자부품을 생산하는 업체로 지난해 196억1900만원의 매출에 8억2100만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재심의’ 판정을 받은 이모션은 서류 보완 등 미비 자료를 충족할 경우 별도의 재청구 절차없이 다시 예비심사를 받게 된다.
올들어 등록 예비심사가 강화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코스닥위원회는 일단 예전과 같은 잣대를 적용하고 있으며 별도의 강화된 원칙을 적용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올해 코스닥 등록 심사를 거친 50개 회사 가운데 등록이 승인된 기업은 26개사로 통과율은 52.0%에 불과했다. 이는 지난해 예비심사통과율 73.8%(282개사 중 208개 통과)에 비해 크게 낮아진 수치다. IT기업들의 승인율은 더욱 떨어져 올해 심사를 받은 36개사 가운데 13개사만 통과돼 승인율은 44.4%에 그쳤다.
코스닥위원회의 공식 입장에도 불구하고 시장 참가자들 대부분은 예비심사에서 ‘탈락’이 많아지고 있는 것은 시장의 수급 조절 차원에서 심사기준이 강화됐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기업 공개를 담당하는 A증권사 한 관계자는 “코스닥 등록심사가 강화되고 있다는 인식속에 주간사마다 비상이 걸린 것은 사실”이라며 “심사가 강화되는 추세가 부정적이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지난해 같으면 별 무리없이 통과됐을 기업들이 보류나 기각되고 있어 형평성에는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에 따라 각 증권사들은 주간사 선정 초기부터 해당 기업에 대해 실사를 강화하고 있으며 주간사를 맡을 것인지에 대해서도 자체적으로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코스닥위원회가 코스닥시장의 특성 가운데 하나인 벤처의 성장성을 전혀 감안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B증권사 담당자는 “코스닥위원회가 과거 실적과 자료에 근거한 심사를 하면서 별 문제가 되지않을 수도 있는 미세한 부분에 대해서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면서 등록후 회사가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이미 업력과 기업 상태에서 검증받은 기업만 등록시킨다면 당초 시장 개설 취지에도 어긋나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준비가 미흡한 상태에서 기업들이 무더기 코스닥행을 준비하는 것도 문제로 꼽히고 있다. 이미 업종내 상위권업체들은 코스닥에 등록해 있는 상태에서 기준에 못미치는 기업들이 심사제도가 더 강화되기 전에 등록심사를 무리하게 추진하면서 승인율이 낮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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