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3차 정보통신 미래를 생각하는 모임(회장 한상기)’이 3월 26일 오후 6시 서울 리츠칼튼호텔에서 열렸다. 이날 모임에서는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김형오 위원장(한나라당)을 초청, ‘정보화와 개혁’이라는 주제로 토론을 벌였다. 김형오 의원의 기조발제와 참석자 토론을 요약 정리한다.편집자
사회:한상기 미래포럼 회장
◇사회=정보화를 통한 정부개혁이라는 주제가 참 참신했다. 특히 정보화를 통한 행정조직 개혁, 이를 통한 국가 경쟁력 강화라는 화두는 최근 우리 현실을 감안할 때 의미있는 발제였다고 생각한다. 토론에서는 정부 개혁이라는 틀에 얽매이지 말고 정보화, 과학기술정책 전반에 관해 폭넓은 의견 개진이 있기를 기대한다.
◇이남희 호남대 교수=이공계를 지원하는 학생수가 줄고 있다. 사회 각 부문에서 이공계, 자연계에 대한 처우가 현격히 나빠졌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현 정부에 들어 이공계 인력양성을 위해 다양한 대책을 내놓았으나 효과가 미흡하다. 이공계 인력양성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할것이다.
◇김형오 의원=좋은 지적이다. 우리나라 행정부처 중 3급 이상 고위직 공무원의 이공계 출신은 16%, 상장회사 대표이사는 26%다. 해마다 사법고시, 행정고시 합격자는 1000여명이 넘고 있지만 기술직은 고작 수십명을 선발하는 데 그치고 있다. 중국은 정치국 상무위원 7명 중 6명이 이공계 출신이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국회에 이공계 출신이 몇명 있는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문제는 연구원이 연구에 전념할 수 있는 풍토 조성이다. 이공계 출신이 국회에 들어가지 못해서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이공계 전공자들이 관련분야에서 제대로 일할 수 없다는 점이 큰 문제다. 상대적 박탈감을 해소시키는 것이 선결과제다.
◇김원식 월드컵 조직위 정보통신국장=우리나라 초고속정보통신망 구축 과정에서 정부 역할은 매우 컸다. 정보 인프라 수준은 세계적이다. 이러한 정보화 밑바탕에는 이공계 인력의 피와 땀이 배어 있다. IT분야 경기침체설이 등장하면서 젊은 학생들의 이공계 기피현상도 더불어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는 이제 투자단계를 거쳐 본격적인 수익단계로 도약하는 IT경기 사이클을 감안하면 곧 해결될 것이다. 현재 구축된 정보 고속도로를 활용하는 각종 수익모델이 제시되면 자연스럽게 풀릴 문제다. 물론 정부 차원의 이공계 인력양성을 위한 교육 여건 마련은 필수적이다.
◇나운환 대구대 교수=정보화의 목적은 삶을 윤택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렇게 정보화가 선도적인 형태로 가다보면 정보격차가 크게 문제된다. 정보화가 진행될수록 이에 따른 정보 분배문제, 사회적 문제를 고려해야 할 것이다.
◇신종철 송우아이엔티 사장=IT 혁신에 따라 사회 패러다임 전환도 고려돼야 한다. IT 혁신에 따른 과학철학에 대한 탐구도 병행돼야 할 것이다. 이럴 때만이 IT산업에 대한 정확한 개념 및 방향설정이 가능하다고 본다.
◇노상범 홍익인터넷 사장=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에서 담당하는 부문이 너무 방대하다. 원자력, 생명공학, 정보통신, 기계공학 등 전문성을 갖춰야할 부문이 많다. 위원회 하나로 이 분야에 대한 정책 수립을 하다보면 자칫 전문성 결여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정보통신분야와 관련해 현실과 입법이라는 격차를 좁히려는 노력이 아쉽다.
◇김형오 의원=공감한다. 개인적으로 지역구와 당 활동 이외의 시간은 모두 과학기술, 정보통신분야에 투자하고 있다. 굳이 변명을 한다면 국회는 정보통신이나 과학에 대한 전문적인 기술개발을 하는 집단이 아니라 과학기술 정책을 따지는 곳이라는 점을 감안해줬으면 한다. 과학기술과 정보통신 부문으로 분리해 운영하는 방안도 좋은 생각이다.
현실과 법 사이에 괴리감은 존재한다. 예를 들어 스팸메일을 차단할 경우 소비자는 찬성하지만 인터넷 기업은 반대한다. 소비자는 스팸메일에 대한 폐해를, 인터넷 기업은 개방화·국제화 시대의 유일한 영업창구라는 점을 강조한다. 정치개혁이라는 점에서 다소 어긋나지만 입법보좌관을 한 명정도 보완해준다면 더욱 많은 활동을 할 수 있을 것이다.(웃음)
◇장세탁(BnC코리아 회장)=국내 벤처기업들 중 세계적인 경쟁력을 지닌 기술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 많다. 그러나 이들 벤처기업은 기술개발에만 신경을 기울였지 이를 외부에 알려 상품화하는 노력을 등한시했다. 즉 마케팅 능력이 부족하다. 아무리 훌륭한 기술이 있으면 무엇하나. 고객이 이를 모르는데 정부 및 국회 차원에서 벤처 기업의 마케팅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주길 기대한다. 특히 우리의 우수한 기술을 외국에 알릴 수 있는 길을 정부가 적극적으로 열어주어야 한다고 본다. 해외 전시회나 세미나, 포럼 등에 벤처기업이 손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특히 최근들어 IT 산업이 발흥하고 있는 후발 개도국에 대한 우리 기업의 마케팅력 강화가 절실하다고 본다.
◇하원규 전자통신연구원 IT정보센터장=우리나라는 디지털 강국이다. 인터넷 뱅킹, 인터넷 주식거래는 물론 아이들까지 인터넷을 통해 숙제를 한다. 이들이 성장하면 광활한 사이버공간을 무대로 활동하는 글로벌 시대가 열릴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개혁의 무대로 이끌어내는 시스템의 변혁이 중요하다.
◇박영일 시스윌 회장=21세기에는 개인과 정부 경쟁력이 필요하다. 정부 경쟁력을 높이려면 산업사회의 마인드를 바꿔야 한다. 정부 조직에 있어 치안유지나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는 조직은 그대로 두고 각 시·군·도를 통합, 이를 활용해 사람의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IT강국으로 가기 위한 시스템 개혁 주장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김상룡기자 srkim@etnews.co.kr>
많이 본 뉴스
-
1
5년 전 업비트서 580억 암호화폐 탈취…경찰 “북한 해킹조직 소행”
-
2
'아이폰 중 가장 얇은' 아이폰17 에어, 구매 시 고려해야 할 3가지 사항은?
-
3
美-中, “핵무기 사용 결정, AI 아닌 인간이 내려야”
-
4
5대 거래소, 코인 불장 속 상장 러시
-
5
삼성메디슨, 2년 연속 최대 매출 가시화…AI기업 도약 속도
-
6
美 한인갱단, '소녀상 모욕' 소말리 응징 예고...“미국 올 생각 접어”
-
7
아주대, GIST와 초저전압 고감도 전자피부 개발…헬스케어 혁신 기대
-
8
국내 SW산업 44조원으로 성장했지만…해외진출 기업은 3%
-
9
반도체 장비 매출 1위 두고 ASML vs 어플라이드 격돌
-
10
서울대에 LG스타일러 … LG전자 '어나더캠퍼스' 확대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