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전화단말기 충전기가 오는 8월부터 이동전화사업자의 대리점을 통해 단말기와 분리, 판매된다. 이에 따라 단말기 제조업체로부터 하청받아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충전기 업체들은 제품개발은 물론 경쟁력 확보에도 비상이 걸렸다.
정보통신부는 26일 “최근 이동통신서비스업체와 오는 8월부터 이동전화단말기와 충전기를 분리·판매하는 데 잠정 합의했다”며 “하반기부터 출시되는 대부분 이동전화단말기가 충전기와 분리돼 판매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동전화단말기 충전기 표준화는 지난해 12월 표준안이 마련됐으나 그동안 이해당사자간 입장차와 시험기관 선정 등 절차상의 이유로 제대로 시행되지 못했다.
정통부는 충전기 분리·판매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충전기 품질 향상 작업에도 본격 착수했다. 정통부는 조만간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의 휴대전화충전기시험인증위원회(의장 김영태)를 통해 일정 요건을 갖춘 이동전화단말기업체들을 충전기 시험기관으로 지정하고, 이르면 다음달 중순부터 시험기관의 테스트에 통과한 충전기를 대상으로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의 인증마크(TTA Certified)를 부여할 예정이다.
김영태 휴대전화충전기시험인증위원회 의장은 “이번주부터 이동전화단말기제조업체들을 대상으로 충전기 시험기관 지정 신청을 받고 있다”며 “조만간 1∼2업체가 시험기관으로 선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충전기업체들은 8월부터 충전기 분리·판매가 본격적으로 실시되더라도 상당기간 지금처럼 제조업체에 하청하는 방식이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동전화단말기제조업체마다 사용하는 충전기와 회로구조가 달라 이를 통일하는 데 일정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영업환경이 하도급에서 경쟁체제로 바뀐 만큼 업계 판도에 큰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 충전기업체들은 규모를 앞세워 독자생존을 모색할 가능성이 크지만 일부 중소업체들은 시장경쟁에 밀려 도산의 위기로 내몰릴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충전기업계에선 생산규모가 월간 50만대를 밑도는 중소업체들은 충전기 표준화로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중소업체들은 PDA·디지털카메라 등 다른 정보기기 충전기업체로의 변신을 모색하고 있다.
중소충전기업체인 우보텔레콤 관계자는 “1년 이상 하청을 주는 제조업체의 충전기 개발에 투자했는데 충전기 표준화로 무용지물이 됐다”고 말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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