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뱅킹에 대한 영국 금융기관들의 관심이 시들해지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발표됐다.
BBC는 올해 영국 금융기관들이 자체 컴퓨터 시스템과 관련해 약 6억파운드의 신규자금을 투자할 예정이나 이 가운데 온라인 뱅킹에 대한 투자액은 7000만파운드에도 못 미쳐 그 순위가 가장 뒤처진다고 시장조사기업 콜먼팍스리서치의 서베이 결과를 인용해 보도했다.
투자액의 대부분은 지점 컴퓨터 시스템이나 폰뱅킹 업무와 같은 전통적인 소비자 금융서비스를 확대하는 데 쓰일 예정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를 근거로 콜먼팍스리서치는 영국 금융기관들이 e뱅킹과 같은 첨단 서비스에서 벗어나 다시 전통적인 소매금융기법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그간 영국의 금융기관들과 소비자들은 유럽에서도 온라인 뱅킹에 가장 적극적인 것으로 평가돼 왔다. 일례로 지난해 7월 발표된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온라인 뱅킹을 이용하는 영국 소비자들은 조사 당시 6개월 동안 무려 37.2% 증가해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을 제외하고는 유럽에서 가장 빠른 성장속도를 보인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콜먼팍스리서치는 최근 영국 금융기관 사이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러한 온라인 뱅킹의 중요성이 점차 감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직 소수에 불과한 온라인 뱅킹 이용객들을 위해 불확실한 투자를 확대할 만큼 여유 있는 금융기관들이 많지 않다는 분석이다.
온라인 뱅킹과는 대조적으로 소비자들의 요구나 기호를 세세한 부분까지 파악해 낼 수 있는 전통적인 금융기법은 중요성이 나날이 배가되고 있다고 콜먼팍스리서치는 평가했다.
이번 서베이를 주도한 콜먼팍스리서치의 이안 팍스는 “금융기관들이 복잡하고 급변하는 소비자들의 기호를 매일 매일 파악해야 할 필요성이 더욱 증대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를 위해서는 전통적인 소비자 대면 금융서비스가 더욱 활발해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전통적으로 영국의 금융기관들은 투자업무 분야에서는 매우 공격적이고 첨단 기술개발에 능동적이지만 소매금융분야에서 만큼은 상당히 보수적으로 업무에 임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최근 현지의 한 금융기관이 각 지점들을 대상으로 소비자의 직업에 따라 거래범위와 형태에 차별을 두라고 지시한 내용이 언론에 밝혀져 무리를 빚은 일이 이를 잘 말해준다.
올해 영국 금융기관들이 온라인 뱅킹에 대한 투자를 상대적으로 게을리하는 것이 이러한 전통을 반영하는 장기적 현상으로 지속될지 아니면 단기적인 시장침체나 경쟁격화의 일시적 여파로 끝날지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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