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게임은 지금 전쟁중.’
국산 온라인게임간의 라이벌전이 뜨겁다.
오로지 강자만이 살아남는 ‘밀림의 법칙’이 게임판에도 적용되면서 물고 물리는 접전이 웬만한 스포츠 경기 못지 않다. 절대 강자를 위협하는 ‘신병기’들이 속속 등장하는가 하면 패권을 놓고 상대를 제압하지 않으면 자신이 죽는 살벌한 ‘먹이사슬’도 형성되고 있다.
온라인게임에도 지존은 하나밖에 없는 법. 이들은 때로는 ‘천적’으로, 때로는 ‘파트너’로 수시로 얼굴을 바꿔가며 생존을 위한 외로운 줄타기를 벌이고 있다.
가장 주목받는 맞수대결은 ‘포스트 리니지’를 노리는 뮤·라그하임·라그나로크 등 ‘롤플레잉게임 트로이카’가 펼치는 ‘게임 삼국지’를 꼽을 수 있다.
지난해 혜성처럼 등장한 이들은 국산 온라인게임에 3D그래픽을 처음으로 도입, ‘온라인게임 3D혁명’을 이끈 주역들. 2D에 식상해 있던 게이머들의 눈길을 단번에 사로잡으며 ‘포스트 리니지’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절대 강자인 ‘리니지’의 아성이 도전받기 시작한 것도 이들이 등장하면서부터다.
하지만 이들의 대권레이스는 ‘리니지’만을 겨냥하고 있지 않다. 우선 ‘2인자’로 자리를 굳히기 위해 팽팽한 3각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것. 하나같이 자신의 강점을 부각하며 초반 기선잡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가장 먼저 등장한 ‘뮤’는 탁월한 그래픽이 압권이다. 3D그래픽이 주는 입체감으로 베타서비스를 시작하자마자 100만명이 넘는 회원을 확보했다. 지난해 말 ‘트로이카’ 가운데 제일 먼저 유료서비스를 단행, 월 매출 18억여원을 기록하는 대박을 터뜨리기도 했다.
‘라그하임’은 3D기능을 최대한 살린 3D 온라인게임으로 유명하다. 자유로운 시점전환, 줌인·줌아웃 기능을 처음 도입, 큰 반향을 일으켰다. 베타서비스 기간에는 ‘뮤’보다 훨씬 많은 350만여명의 회원을 확보하기도 했다. 이달부터 본격 유료로 전환, 월 15억여원의 매출을 예상할 정도다.
아직 무료 베타서비스중인 ‘라그나로크’의 저력도 만만치 않다. 시장진입은 다소 늦었지만 ‘뮤’나 ‘라그하임’이 세웠던 동시접속자 기록을 계속 갈아치우고 있다. 이달초에는 해외 유저까지 합쳐 동시접속자수가 5만명을 넘어섰다. 최근 일본 소프트뱅크가 ‘눈독’을 들이면서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실정이다.
게임포털사이트의 라이벌전도 점입가경이다.
‘넷마블’이라는 후발주자가 급부상하면서 절대 강자로 군림해 온 ‘한게임’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이들은 최근 동시접속자와 사이트 순방문자수 등의 순위를 놓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조사기간이나 조사방법에 따라 각각 다르게 나오는 순위경쟁은 피를 말릴 정도. 마치 선거를 앞두고 벌어지는 여론조사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이들의 신경전은 온라인게임 퍼블리싱 경쟁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넷마블’이 인기 게임 ‘라그하임’ 등을 연동서비스한 데 이어 ‘한게임’도 신작 게임 ‘프리스톤테일’을 이번주부터 연동서비스하면서 맞대결은 더욱 불꽃을 튀기고 있다.
조작이 간편한 이른바 ‘캐주얼게임’에서도 라이벌전은 치열하다.
슈팅게임의 대명사 ‘포트리스2블루’에 ‘웜즈온라인’이 도전장을 내민 데 이어 폭탄게임에서도 ‘비앤비’ ‘쉐이크’ ‘봄버맨’ 등이 정상자리를 놓고 한판대결을 예고하고 있다.
올해 초 첫선을 보인 ‘웜즈온라인’은 슈팅게임의 원조로 잘 알려진 PC게임 ‘웜즈’의 온라인 버전. 베타서비스 한달 만에 동시접속자수 5만명을 돌파, ‘포트리스’에 이어 슈팅게임 2인자 자리를 꿰찬 상태다. 이 게임은 급속한 회원증가세를 바탕으로 ‘포스트 포트리스’를 노리겠다는 야심이다.
폭탄게임은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한다. 동시접속자수 30만명을 돌파해 파란을 일으켰던 ‘비앤비’뿐 아니라 ‘쉐이크’ ‘봄버맨’ ‘가디붐’ 등 줄잡아 10여종의 폭탄게임이 왕중왕에 도전하고 있다.
일단 ‘비앤비’가 가장 많은 유저를 확보하고 있지만 이 게임은 곧 유료로 전환할 예정이라 무료서비스중인 후발주자들의 대약진이 점쳐진다.
이들 게임의 공통점은 하나같이 시한폭탄을 설치해 상대를 제거하는 게임방식인데다 초등학생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는 것. 따라서 초등학생의 ‘입소문’에 따라 유저 쏠림현상이 극심할 전망이다.
이처럼 온라인게임의 라이벌전이 치열해지고 있는 것은 절대 강자들의 입지가 크게 흔들리고 있기 때문.
전문가들은 완성도 높은 신작이 대거 쏟아지면서 온라인 게임시장 판도는 절대 강자도 절대 약자도 없는 무한 경쟁시대로 재편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리니지’ 등 기존 게임에 식상해 있던 유저들이 늘어나면서 신작 게임의 돌풍은 갈수록 폭발력을 얻고 있는 실정이다.
‘라그하임’을 서비스하고 있는 나코인터랙티브 한상은 사장은 “온라인게임의 경우 일단 선두에 올라서면 상당기간 선점효과를 얻는 데 반해 상승곡선이 한번 꺾이면 단번에 추락하기 십상”이라며 “업체들은 일단 라이벌보다 뒤처지면 곧 나락으로 떨어진다는 심정으로 생존경쟁을 치르고 있다”고 말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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