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세계 자동차 빅5 도약을 꿈꾸는 현대기아차그룹의 최근 인사가 심상치 않다. IT 주력 계열사인 오토에버 신임 사장에 그룹 부사장과 자동차 연구소장 등을 겸임하면서 현대기아차 연구개발(R&D) 부문을 총지휘해 왔던 김채원 부사장(58)이 영입됐기 때문이다. 관련업계에서는 벌써부터 그룹에서 그의 역할과 임무를 점치기 바쁘다.
김 사장은 ‘IT현대차의 기수’로 지난 94년부터 전사 데이터베이스(DB)화, 통합전산화를 이끌어낸 인물이다. 최첨단 자동차 e비즈니스 기업을 노리는 오토에버로서는 든든한 수장을 맞이한 셈. 현대기아차 역시 e비즈니스 경영이 가속되고 있는 세계 자동차 산업의 흐름을 읽고 이에 대비할 수 있는 역량있는 CEO를 배치했다고 자체 평가하고 있다.
“자동차산업은 양파껍질과 같습니다. 벗겨도 벗겨도 속을 모를 만큼 방대하면서 그 기술 또한 수만가지지요. IT기술 접목에 있어 다른 오프라인 산업과의 비교는 금물입니다.”
33년 동안을 자동차 분야 R&D에 몸바친 김 사장답게 최근 우후죽순격으로 도입되는 산업계 정보화 바람에 대한 지적이 예리하다. 첨단기술과 철이 만나 조화를 이루는 자동차산업에는 나름대로의 노하우를 갖고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지난 69년 서울대 졸업 후 신입공채로 현대차에 입사한 김 사장은 신입사원때부터 연구소 엔지니어로 일했다. 95년 상무시절에는 상용차 R&D 담당 전주 상용제품개발연구소장으로 2년여 재직했다.
“당시 IT와 자동차산업은 거리가 멀었지요. ‘포니신화 재현’을 위해 전사 업무시스템과 DB 구축이 필요한 시점이라 판단했습니다.” 전산화를 통한 업무효율 제고와 생산부문의 IT도입은 그의 고집이 일궈낸 성과였다. 당시 현대차는 지금의 ERP 개념인 전사시스템을 구축했다.
IMF 한파가 찾아온 97년부터는 전주공장장 자리를 맡아 연 1300억원의 적자사업장을 1년 6개월 만에 흑자로 돌려놓는 수완을 발휘했다. 2000년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그룹 핵심인 승용차부문 남양연구소장을 떠맡는다. 승용차와 상용차 부문 연구인력이 6000명에 달하는 거대조직을 섭렵한 그에게 ‘자동차 연구개발의 대부’라는 칭호는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
“오토에버를 단순한 그룹의 시스템통합(SI), 시스템관리(SM), 시스템판매(SR) 담당 계열사로만 봐서는 안됩니다. 도요타의 질경영(TQC)을 능가하는 e비즈니스 현대기아차 그룹을 만드는 핵심에 오토에버가 있습니다.”
설립 3년 만에 연매출 2000억원을 눈앞에 둔 오토에버 신임 수장의 당찬 포부다.
<글=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
사진=이상학기자 lees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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