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덕 과학재단 이사장 cdkim@koef.re.kr>
21세기 지식기반사회로 진입하면서 대학이 국가 발전의 핵심요소로 크게 부각되고 있다. 이는 대학의 역할이 단순히 학문을 추구하는 지식탐구의 장에서 벗어나 새로운 지식을 창조하고 이를 활용해 경제성장의 원동력을 제공하는 것으로 변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 대학과 관련해 새롭게 언급되는 말이 대학자본화(academic capitalism)이다. 일반적으로 대학자본화는 ‘외부자금 확보를 위한 기관(대학) 혹은 교수차원의 노력’이라고 정의된다. 즉, 대학당국과 소속된 교수들이 외부의 금전적 재화를 끌어들이기 위한 포괄적 노력을 대학자본화라고 지칭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대학이 소유한 특허권 등을 관리하여 이로부터 수입을 증대시키고, 교수가 가진 지식을 이용해 창업 및 기술이전 등으로 외부자금을 확보하는 것, 그리고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기여입학제도를 통해 바깥 사회로부터 재정지원을 받기 위한 행위 등의 다양한 활동이 모두 대학자본화의 한 측면이라고 해석될 수 있다.
이러한 대학자본화는 선진국에서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적지않은 부분에서 대학자본화의 개념이 도입되고 있다. 물론, 대학자본화의 전형적인 형태는 연구 활성화를 통한 연구비 수입의 증대, 산학협력 강화, 지적재산권 설정등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비교적 오래 전부터 이러한 대학자본화가 다각적으로 추진되어 왔다. 특히 1908년 Bayh-Dole 법안을 통해 국유 특허가 될 수 있는 발명을 대학에 양보해 각 대학이 이로부터 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하여 스스로 연구비 유치, 특허권·저작권·상표권 확보 등 대학의 지적재산권 획득을 자극하여 산학협력 및 국가경쟁력을 강화해 왔다.
이런 의미에서 대학자본화는 단순히 외부로부터 자금을 확보하려는 노력에 그치지 않고 그 효과가 바로 국가경쟁력과 직결된다고 할 수 있다. 비록, 자본화(資本化)라는 용어 자체가 금전적인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되어 거부감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지만, 대학자본화는 더욱 광범위한 개념을 내포하고 있으므로 이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야 할 것이다.
그리고 대학자본화가 지식기반사회로의 발전에 있어서 필연적인 것이라면 우리는 더욱 적극적이고 체계적으로 이러한 흐름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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