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차전지 사업에 진출한 기업들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해외시장을 노크하며 흑자전환을 기대하는 등 사업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2차전지 사업에서 철수하거나 업종을 전환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업체가 있어 희비가 교차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SDI·LG화학 등 대기업들은 올해 2차전지 부문의 흑자전환을 예상하고 설비증설 등 공격적인 투자를 전개하고 있다. 2차전지 전문업체인 코캄엔지니어링도 리튬폴리머 플랜트 수출을 성사시키는 등 안정화 단계에 들어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국내 최초로 리튬폴리머 사업을 추진해온 한일배일런스는 2차전지 사업에서 손을 뗐으며 바이어블코리아도 2차전지 사업보다는 이동통신단말기 사업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2차전지 업계의 차별화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보다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 기술력 확보의 차이에서 비롯됐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올해 흑자전환이 예상되는 삼성SDI와 LG화학은 지난 90년대 초반부터 2차전지 사업을 장기 유망사업으로 확정하고 꾸준히 자금을 투자하는 등 자체 기술력 확보에 주력해왔다. 그러나 일부 기업들은 단순히 외국과의 합작 내지는 생산기술 도입에 주력, 기술 축적에 한계를 보였다.
초기 시장 진입에 필요한 안정적인 수요처의 확보 여부도 큰 요인으로 풀이된다. 삼성SDI와 LG화학의 경우 삼성전자와 LG전자라는 안정적인 매출처를 확보하고 있지만 대다수의 신규 진출업체는 안정적인 매출처를 확보하지 못해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제품을 생산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적으로 연결되지 못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자금조달 능력도 2차전지 생산업체들의 명암을 갈리게 하는 요인이다. 2차전지의 양산라인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평균 2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하다. 이런 점에서 삼성SDI와 LG화학은 각각 디스플레이 부문과 생활화학이라는 안정적인 자금원을 갖고 있어 2차전지 사업부문에서 당장 수익을 올리지 못하더라도 장기적 안목에서 투자를 지속할 수 있으나 중소형 벤처기업들은 현실적으로 이같은 자금조달이 어려운 형편이다.
시장 진입 장벽이 높은 것도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현재 세계 2차전지 시장의 95% 가량은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소니·산요 등 일본 기업들이 독차지하고 있다.
또 2차전지 시장의 80% 가량을 차지하는 이동통신단말기의 경우 2차전지가 관련 기기 및 기업 이미지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기술력과 지명도가 높은 업체만을 선호하고 있다. 신규 생산기업들의 시장 진입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있는 시장정서인 것이다.
이에 대해 한국전지연구조합의 한 관계자는 “후발업체들의 경우 막대한 자금과 공정이 복잡해 축적된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 리튬이온전지 시장보다는 아직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아 진입 장벽이 상대적으로 용이한 리튬폴리머전지 시장을 타깃으로 삼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박지환기자 daeba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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