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인쇄회로기판(PCB)으로 꼽히는 내장형(임베디드) PCB 생산을 앞둔 국내업체들이 이의 특허권을 갖고 있는 외국업체의 우월적 지위 남용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LG전자·대덕전자·페타시스 등 주요 PCB업체들은 최근 시장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차세대 제품인 임베디드 PCB의 생산기술력을 거의 갖췄으나 원천기술을 확보하지 못해 수백만달러 이상의 로열티를 매년 외국 업체에 지불해야 하는 난관에 봉착, 고심하고 있다.
이와 관련, 임베디드 PCB의 원천기술 및 재료 특허권을 보유한 미국 산미나(Sanmina)측은 올초 기술이전 대가로 100만달러 내외에 특허 사용료와 PCB 1㎡당 일정 비용을 매년 지불해줄 것을 국내 PCB업체들에 강력히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미나측은 특히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PCB업체들에 자사 특허 도입료로 7만여달러의 금액을 요구하는 선에 그쳤으나 최근 갑작스럽게 방침을 변경, 무려 13배 가까이 늘어난 100만달러를 요구함으로써 국내 업체들을 크게 당혹하게 만들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초부터 임베디드 PCB를 개발해온 국내 업체들은 눈덩이처럼 불어난 로열티 문제로 임베디드 PCB 상용화에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
임베디드 PCB가 차세대 제품이긴 하지만 아직 시장형성이 이뤄지지 않은데다 수요도 예측하기 힘들어 과다한 특허 사용료 지불이 업계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임베디드 PCB를 생산하지 않을 수도 없는 처지다. 기술보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대만·중국 등 PCB업체의 맹추격을 뿌리치기 위해서는 첨단 PCB에 대한 대응을 게을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 업체들은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산미나측과 협상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일부 업체는 이미 특허 사용료를 지불한 것으로 전해졌다.
PCB업체의 한 관계자는 “매년 물어야 할 거액의 로열티는 PCB산업 경쟁력의 약화를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재 산미나 기술 특허권의 범위가 포괄적인 점을 감안할 때 특허 범위를 제한하는 소송을 공동으로 제기하든지 아니면 새로운 커패시터 재료를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산미나는 두께가 100미크론(1㎛은 100만분의 1m) 이하인 커패시터가 내장된 모든 임베디드 PCB에 대한 포괄적인 기술 특허권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신뢰성을 검증받은 커패시터의 원재료인 ‘ZVC-2000’에 대해서도 물질 특허권을 갖고 있어 대다수 PCB업체들은 특허를 피할 길이 희박한 상황이다.
임베디드 PCB란 기판 표면 위의 저항·커패시터 등 수동부품들을 PCB 내층에 집적함으로써 생산단가를 20% 이상 절감시키고 전자제품의 초소형화를 가능하게 하는 첨단제품이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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