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실물경기 긴급점검]해외 경기 전망

 세계 IT경기회복 소식은 세계최대의 IT소비국인 미국을 비롯해 유럽·일본·중국 등에서도 일제히 솔솔 불어오고 있다.

 우선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7일 “수출·내수·소비 등 미국경제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오는 하반기부터 미국의 생산과 매출이 본격적 증가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 미 IT업체들의 마음을 한껏 설레게 했다.

 또 전미공급자관리협회(ISM)도 최근 “2월의 비제조업지수가 58.7을 기록해 전월의 49.6보다 크게 상승했다”고 발표했는데 ISM이 발표하는 지수들은 50을 분기점으로 이보다 높으면 경기확대를, 낮으면 경기퇴조를 나타낸다.

 ISM의 2월 비제조업 지수는 월가 분석가들의 예상치 51을 웃돈 것이며 지난 2000년 11월 이후 15개월만에 최고치다. 비제조업 지수뿐 아니라 이보다 며칠 앞서 발표된 ISM 제조업 지수도 54.7을 기록, 18개월만에 처음으로 50선을 넘었다.

 IDC 등 세계적 시장조사기관들도 올 한해 미국 IT경기에 대해 희망적인 보고서를 속속 내놓고 있다. IDC는 연초 “세계 IT경기가 하반기부터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하며 “미국의 IT지출도 전년보다 4∼6% 정도 증가, 전년의 부진에서 탈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IDC와 쌍벽을 이루는 가트너도 비슷한 전망을 제시했으며 지난 10년간 미국 IT경기를 분석해온 유럽 EITO(Europe Information Technology Observatory)도 최근 보고서에서 “작년 0.5%에 그쳤던 미국 IT경기가 올해는 경기 회복에 힘입어 5.1%의 성장률을 달성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인 일본의 올 IT경기도 작년보다 낙관적이다. 금융부문 구조조정 부진 등 아직 일본 경제 내부에 악재들이 많이 남아있긴 하지만 일본의 각종 경제지표들에 속속 파란불이 들어오면서 IT경기 지난해보다 훨씬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기업의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일본의 기업경기 실사지수(BSI)가 최근 4분기 연속 하락세를 벗어났으며 1월의 경기 선행지수도 8개월만에 호·불황의 경계선인 50을 넘어 75를 기록했다. 또 미국과 세계경제의 회복과 엔화 가치의 하락 등으로 인한 가격 경쟁력 회복도 수출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IT시장 전문가들은 경기 회복에 따른 일본기업들의 IT지출 증가 등으로 올 한해 일본 IT산업이 최소 5% 이상의 성장을 달성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올해 유럽 전자산업은 하반기에나 회복세로 반전, 전반적으로 1.8%의 낮은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프랑스의 전기·전자·항공산업 전문조사기관인 ‘디시전’이 최근 조사·발표한 ‘2000∼2005년 유럽 전자산업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 전자산업은 올 하반기부터 성장세를 회복해 올해 1.8%의 성장률을 보인 후 점차 회복세로 접어들어 오는 2005년까지 연평균 8%대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 보고서는 특히 2.5세대 이동전화 상용화, 자동차·군사용 전자설비·부품 등의 수요 증가를 경기회복의 신호탄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유럽 내에서 전자산업 생산 비중은 해마다 감소, 해외 아웃소싱 증가 등에 따라 오는 2005년이면 유럽 생산비율이 85%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돼 향후 해외 전자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 최대 공장’인 동시에 ‘세계 최대 시장’이기도 한 중국의 올해 IT산업 전망은 낙관론이 주를 이루고 있다. 중국 정부는 올해 경제기조를 고속성장 유지로 설정해 적어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7%대의 경제 성장률을 이어갈 계획이다. 여기에다 IT부문이 최근 중국 경제 성장의 키를 잡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중국 정부로서는 IT부문 부양에 최우선 순위를 둘 것으로 점쳐진다. 

 IDC는 중국이 다른 어떤 국가보다 빠른 성장세를 보이면서 올해 IT산업 매출규모가 지난해에 비해 25% 증가한 256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IDC는 또 오는 2005년에는 중국 IT산업 규모가 약 5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여기에다 지난해 말 WTO 가입은 중국이 세계 IT수요는 물론 침체에 빠져있는 세계 경제 전반을 견인할 만한 충분한 위력을 가진 국가로 평가받으면서 중국에 대한 세계 IT업계의 관심을 한층 더 고조시키고 있다. 

 또 다른 중화권 국가들의 경기도 하반기 들어 회복궤도에 올라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영국 BBC는 올해 싱가포르 경기가 37년만에 최악의 수출 감소와 이로 인한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고촉통 싱가포르 총리 역시 자국의 연간 성장률이 1∼3%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밖에 대만 정부 관리들은 올해 경제성장 목표치를 2.5% 상향조정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정부의 수출촉진책으로 WTO 가입효과를 누리면서 3%까지 높아질지 모른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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