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경기가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의 설비자금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계절적으로 설비투자 수요가 적은 연초임에도 불구하고 은행마다 지난 1∼2월 시설자금 대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일부 은행은 기업의 설비투자 수요 증가에 맞춰 시설자금을 당초보다 대폭 증액키로 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기업은행은 올해 1∼2월 시설자금 대출 실적이 537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664억원)보다 2배 이상 늘어남에 따라 중소기업의 설비투자 수요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고 시설자금을 당초 2조5000억원에서 1조원을 늘린 3조5000억원으로 확대·공급하기로 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각종 경제지표가 상승세로 반전됨에 따라 중소기업의 설비투자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시설자금의 공급을 대폭 늘리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산업은행의 경우 지난 1∼2월 시설자금 대출이 913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262억원)의 2배 이상 증가했으며, 기업들이 시설자금 대출을 위해 한도승인을 요청하는 사전한도확인도 지난 1월 800억원에서 2월에는 2300억원을 급증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1∼2월이 계절적인 비수기임을 감안하면 시설자금 대출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라며 “올해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기업들이 시설투자를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빛은행도 지난 1∼2월 시설자금 대출로 2489억원을 집행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시설자금 집행실적(3269억원)의 76.1%에 해당하는 수치로 기업들이 본격적인 경기회복에 대비해 설비투자자금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은행 관계자는 설명했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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