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정보기술의 미래>(6)원격의료와 재택진료

◆서울의대 의공학교실 박광석 교수

　컴퓨터 및 정보통신의 기술 발전으로 가장 커다란 변화를 겪을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 중의 하나가 의료분야다. 이미 의료정보라는 분야가 하나의 학문 분야로 자리 잡았으며 여러 방면으로 그 발전의 모습을 하나씩 드러내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통신기술에 근간을 둔 원격의료 및 재택진료다. 미래의 통신으로 추진되고 있는 IMT2000의 중요한 응용분야의 하나로도 원격진료가 손꼽히고 있다.

　원격의료는 진단 및 치료를 받는 환자와 진료를 하는 의사가 동일 장소에 있지 않고 직접적인 대화를 할 수 없는 정도의 거리를 두고 떨어져 있는 경우에 발생하는 진료행위를 지칭한다. 특히 환자가 자신의 집에서 진료를 받게 되는 경우에 제한적으로 재택진료라고 언급한다.

　원격진료 및 재택진료는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되어 몇몇 시스템들은 이미 상품화가 되어 시장에 나타나고 있다. 초기의 제품들은 정보량이 비교적 크지 않은 전화선을 이용한 것으로 집안에서 태아 및 산모의 심전도를 기록해 전송한다든지 전화에 접속된 장치로 환자의 폐기능을 검사한다든지 하는 비교적 초기 의료기기 수준의 제품에서부터 출발했다.

　병원간에 영상을 포함한 각종 의료정보의 교환을 통해서도 불편하거나 불가능했던 진료를 시도하는 연구와 사업이 시험적으로 수행되고 있다. 특히 인터넷을 근간으로 하는 정보통신 기술의 발전은 전화선보다 저렴한 가격의 높은 데이터 전송량과 보편적 접속성에 근거해 원격의료 질의 수준을 다양하게 발전시켰으며 앞으로도 원격의료의 중심적인 축으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들어 각 가정으로 보급되기 시작한 ADSL기술에 기반한 개인 인터넷들은 재택 진료에 필수적인 ‘각 가정에의 컴퓨터 및 통신접속’이란 가장 기본적인 기반을 제공해주고 있다. 다른 나라와 달리 유난히 높은 국내의 인터넷 보급률은 국내에서 원격진료 및 재택진료에 관련된 기술을 개발하고 사업을 하기 위한 기반이 다른 어떤 나라보다도 잘 성숙되었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인터넷과 함께 또 하나의 커다란 발전 기반은 IMT2000 등을 기반으로 하는 초고속 무선통신 기술의 발전이다. 지금까지 원격진료는 비록 거리는 떨어져 있었지만 통신선로에 의해 그 위치가 제한을 받아왔다. 그러나 현재 우리가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무선전화 기술에 초고속통신 기술이 추가되면 더욱 다양한 형태로 원격진료의 기술이 발전되어 집에서뿐만 아니라 사무실에서 그리고 이동중에도 활용할 수 있는 진료 및 서비스가 개발될 것이다.

　원격진료 및 재택진료의 발전을 위해선 정보통신 관점에서 기반 성숙과 함께 요구되는 것들이 있다. 바로 원격진료를 위한 의료체계의 확보와 원격진료용 의료기기의 개발이다. 의료체계의 확보란 현재 의료시스템에서 활용될 수 있는 형태로 원격진료가 통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적절한 의료수가체계도 확립돼야 하고 기존 의료기관과의 효율적인 역할 분담이 체계적으로 형성돼야 원격진료가 의료의 한 분야로 제역할을 할 수 있다.

　또 한 부분은 현재 원격진료의 대부분이 치료보다는 진단 또는 모니터링의 관점에서 그 역할을 크게 담당하고 있다. 따라서 컴퓨터나 단말기에 포함되거나 연결해 인체에서의 변화를 쉽게 계측할 수 있는 의료기기 또는 생체계측 기술의 병행적 개발이 필요하다.

　미래의 의료는 정보통신 및 관련 산업기술의 발전으로 분명하게 변화할 것이다. 그리고 원격진료가 현재 우리가 예측할 수 있는 가장 뚜렷한 한 모습이다. 미래의 이러한 원격의료 비중도는 현재 우리에게 이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