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피플>서울대 동물자원과학과 한재용 교수

 “생식선 키메라 연구는 효율적인 형질전환 닭 생산시스템을 개발해 고부가가치 닭을 만들고자 하는 데서 출발했습니다.”

 최근 닭의 줄기세포를 배양해 오골계에 주입한 후 닭과 오골계의 생식세포를 한몸에 지닌 생식선 키메라를 탄생시킨 서울대학교 동물자원과학과 한재용 교수는 다능성 배아 줄기세포주의 확립은 전세계적으로 가장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연구 분야로 무한한 잠재적 가능성과 이용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생식선 키메라를 포함한 완전한 다능성 세포주 확립은 실험용 쥐에서만 보고됐으며 난생을 하는 조류는 연구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연구를 통해 탄생한 생식선 키메라의 세대간 전이를 검증하기 위해 일반 오골계와 교배시킨 결과 2대째에도 한몸에 2종류의 생식세포를 가진 흰 닭과 오골계가 동시에 태어난 것을 확인했습니다.”

 한 교수는 가축에서 우수한 능력을 가진 개체의 선발은 오랜 기간 농업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였다며 지금까지는 전통적인 통계방법에 의존했다고 말했다.

 생식선 키메라 등 최근 형질전환 동물의 생산은 단기간에 저비용으로 우수한 형질의 동물을 선발할 수 있는 기술이다.

 “형질전환 조류 연구가 힘든 점은 포유류와 달리 수정란의 형태학적·생리학적 특징 때문에 수정란 조작이 쉽지 않아 아직 뚜렷한 결과가 없는 점입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생산된 형질전환 닭은 새로운 품종으로 개량돼 생물 반응기를 이용한 유용한 단백질을 생산하고 질병 저항성 품종과 실험동물을 생산할 수 있다.

 한 교수는 외부 유전자를 손쉽게 생체 내 유전체로 전이해 원하는 방향으로 유전자를 조작할 수 있다면 이런 모든 문제를 손쉽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유전공학적 기법을 가축 개량에 도입해 새로운 능력을 갖는 품종 개량이 촉진된다면 고부가가치의 닭을 생산할 수 있으며, 질병 저항성 유전자는 물론 성장과 연관된 인터페론 유전자를 활용해 바이러스성 질병에 대한 저항을 가진 신품종 가축을 생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생식선 키메라 기술을 활용하면 염소나 소에 비해 단백질 함량이 수백배 이상 높은 고부가가치 달걀을 생산하거나 닭의 품종개량 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 교수는 “닭의 세포를 체외에서 안정적으로 배양해 줄기세포를 만들었다는 것은 지금까지 뚜렷한 형질전환시스템이 없던 닭에서도 유전자를 마음대로 조작할 수 있게 된 것을 의미한다”며 “염색체 자체가 섞여 있는 종간교잡 형태의 키메라와 달리 서로 다른 생식세포가 혼합돼 있는 상태기 때문에 생명윤리 문제도 없다”고 강조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

 ◇약력

 △91년 아시아·태평양 축산학회지 편집간사 △92년 한국동물자원과학회 기획위원 △93년 농촌진흥청 축산기술연구소 △96년 한국동물유전육종학회 상무이사 △98년 서울대 농업과학공동기기센터 연구지원부장 △2000년 서울대 농생명공학부 교수 △2001년 서울대 부속실험목장장 △2001년 서울대학교 동물자원과학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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