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진중인 차세대 서버 개발 사업을 놓고 중복투자 논란이 일고 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산자부가 지난해 1월부터 차세대 초고속 웹서버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데 이어 정보통신부도 최근 최대 1만여명을 대상으로 HDTV급 고품질 실시간서 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차세대 인터넷 서버 기술개발’을 국가선도기술개발사업으로 최종 확정하고 본격적인 실무 작업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번 차세대 인터넷 서버 개발 프로젝트는 정통부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주전산기사업과 중형컴퓨터 개발사업을 통해 얻은 노하우를 이용해 차세대 서버를 개발하는 750억원 규모의 사업으로 △확장성이 우수한 대형컴퓨터 플랫폼 기술 개발 △10기가급 차세대 시스템 연결망 개발 △데이터센터급 리눅스 운용체계(OS) 개발 △HDTV급 실시간 스트림처리 소프트웨어 개발 △인터넷 기반 광역 네트워크 스토리지 시스템 개발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관련 업계에서는 이번 사업이 지난해 1월부터 산업자원부와 연세대 자동화기술연구소가 국가 중기거점기술개발사업의 하나로 공동 추진해온 ‘초고속 스케일러블 웹서버 개발’ 사업과 유사한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중복투자가 아니냐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에 정통부가 확정한 ‘차세대 인터넷 서버 개발’ 프로젝트는 차세대 시스템 연결망 기술인 ‘인피니밴드’ 등을 이용한 데이터센터용 차세대 인터넷 서버이기는 하지만 PC보드·로드밸런서·미들웨어·OS 등과 같은 범용기술을 이용한 시스템 설계 작업에 지나지 않는다”며 “산자부가 지난해부터 유사한 내용의 웹서버를 개발하고 있는데 이름만 바꿔 또다시 개발하겠다는 의도가 뭐냐”며 의구심을 나타냈다.
실제로 산자부는 지난해 1월부터 차세대 인터넷 서버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해 △로드밸런서(멀티미디어 서버) △스케일러블 웹서버 구조 및 네트워크 기기 △고가용성 인터넷 서버 구축을 위한 스토리지 솔루션 개발 △인터넷 서버 백업솔루션 개발 △웹가속기 개발 등의 사업을 벌여왔으며, 현재 웹가속기 개발을 완료한 상태다.
이에 대해 정통부 관계자는 “이번 사업은 상호연결망 기술·스토리지기술·리눅스 관련 기술을 통합, 대형시스템사업으로 발전시켜 개발한다는 점에서 산자부의 차세대 웹서버 사업과는 다르다”며 “상용시스템으로 개발하기 위해 1단계로 지역 데이터센터용 서버를 개발하고 2단계는 상용 데이터센터용 서버를 개발하는 등 기술발전 추이에 따라 최종시스템의 개발 목표를 재정립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산자부의 웹서버와 정통부의 인터넷 서버는 이름만 다를 뿐 똑같은 성격의 서버개발사업”이라며 “두 부처가 지난 10여년간 대형컴퓨터개발사업과 주전산기 Ⅰ, Ⅱ, Ⅲ 개발사업 등을 내세워 벌여온 컴퓨터개발사업의 주도권 다툼이 차세대 서버 개발사업으로 또다시 표면화된 것 아니냐”며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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