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자부품 특허 분쟁

 코인형 진동모터와 이동전화 배터리 보호회로에 사용되는 PTC 소자에 관한 특허를 국내 업체들이 침해했다는 일본 도쿄파츠와 타이코레이켐의 주장은 먼저 사실 여부를 확인해야 할 일이긴 하나 그러한 일이 발생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안타까운 일이다.

 특허라는 것은 기본원리에서부터 기능·형상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생길 수도 있고 또 특성이나 형상이 조금만 달라도 특허 침해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그래서 특허 침해 여부는 최종적으로 법률로 가리기 전에 속단하기는 어렵다.

 그렇지만 국내 업체들이 일본 업체로부터 특허를 침해했다는 시선을 받는 것은 그리 탐탁치 않은 일이다.

 과거 일본뿐만 아니라 미국 등으로부터 반도체를 비롯한 가전제품이나 부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우리는 특허 침해 혐의를 받아왔고 때로는 거액의 특허료를 지불하기도 했다.

 원천기술이 취약한 우리가 선진기술을 단기간에 따라잡다 보면 때때로 특허가 문제되는 일이 있었다. 그러나 비교적 요즘들어서는 국내 업체들의 기술 향상과 지적재산권 보호의식이 높아지면서 특허 침해가 문제가 되는 것은 매우 드물어졌다. 간혹 문제가 되는 경우도 우리 업체들이 특허를 고의로 도용하는 일은 드물고 특허 존재 여부를 알지 못했던 것이 주 원인이었다.

 이번의 경우도 국내 업체들은 원천특허 여부를 사전에 충분히 조사했다고 하기 때문에 특허 침해는 아닐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또 국내 업체들의 주장대로 외국 업체들이 한국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방편으로 특허 문제를 들고 나오는 것 아니냐는 분석에도 귀 기울일 만하다. 그러나 외국 업체들도 터무니없는 주장을 하지는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면밀한 조사는 필요한 일이다.

 어쨌든 국내 업체들이 외국 업체들로부터 특허를 침해했다는 시선을 받지 않도록 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한국이 외국 업체들이 애써 등록한 특허를 무단으로 사용하는 나라쯤으로 계속 인식된다면 득이 될 것이 없다.

 또 특허 침해 소송이라도 당하면 그것에 대응하는 데 적지않은 시간이 걸릴 뿐만 아니라 비용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우리 업체들은 제품 개발에 앞서 특허출원 여부에 대한 사전조사를 면밀하게 실시함으로써 특허 분쟁 가능성을 크게 줄여야 하겠다. 드물기는 하겠지만 이미 다른 사람들이 특허를 출원하고 있었는데 그것을 모르고 개발한다면 그것은 헛수고나 다름이 없을 것이다.

 지금은 우리뿐만 아니라 미국이나 일본 등 어느 나라도 근본적으로 특허 분쟁에서 자유롭기는 어렵다. 우리가 기술개발 투자를 늘려 원천기술을 많이 확보하는 것이 바람직한 일이나 그러기 위해서는 시일이 많이 걸린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특허 정보 수집과 관리를 잘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아울러 지적재산권 보호에 대한 인식을 스스로 높임으로써 한국은 이제 특허를 침해하는 나라가 절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은 꼭 필요한 일이다.

 또 이번 특허 분쟁에서 우리가 특허를 침해한 것이 아니라면 특허 침해를 주장한 업체에 대해 따끔한 조치를 취하는 것도 생각해볼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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