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IBM, 필립스 등 세계적인 반도체업체들이 4일(현지시각) 개막한 국제고체회로회의(ISSCC)에서 ‘저전력 반도체’기술을 잇따라 선보여 주목받았다.
5일 외신에 따르면 이들 업체는 반도체의 집적도가 급격히 증가함에 따라 부각되고 있는 과도한 전력 소비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제히 저전력 칩 기술을 들고 나왔다.
인텔은 이번 ISSCC에서 콤팩트디스크에서 사용되는 물질을 이용해 만드는 메모리 칩인 오보닉스에 대한 논문을 내놓았다. 오보닉스는 표준 트랜지스터 대신 다이오드를 사용해 데이터를 전송해서 플래시메모리보다 빠른 속도를 제공하며 또 전원이 제거돼도 데이터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인텔의 한 임원은 “오보닉스는 이상적인 메모리에 가깝다”고 선전하며 “현재 0.18미크론 공정의 4MB 오보닉스 셀을 만들었으며 12개월 내에 0.13미크론 공정의 메모리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회사는 또 ‘몸체 바이어스’를 통해 에너지를 보존하는 방법에 대한 논문도 발표, 눈길을 모았다. 인텔의 또 다른 임원 저스틴 래트는 “전방향 몸체 바이어스의 경우 전력을 23% 정도 줄일 수 있고 역방향 몸체 바이어스의 경우 전력 누출을 30% 가까이 줄이는 반면 수율은 향상시켜준다”고 강조했다. 래트는 “연구소에서 몸체 바이어스를 이용해 마이크로프로세서의 산술논리유닛(ALU)을 1.66V에서 10㎓로 작동시켰다”고 소개하며 “이 기술은 오는 2005년 0.90미크론 공정과 함께 상용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IBM 역시 저전력 파워PC칩과 관련한 2건의 논문을 발표했다. IBM은 논문에서 1㎓ 파워PC 750을 주파수 스케일링 기술과 사용되지 않는 부분을 자동으로 차단하는 기술을 이용, 전력 소비를 급격히 줄였다고 주장했다. IBM은 또 전력소비를 줄여 PDA에서 사용하기 적당한 ‘파워PC 405LP’의 사양도 공개했다.
이밖에 필립스는 저전력·저가격 무선기술인 지그비(ZigBee:홈RF 라이트)를 소개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프레드 복호스트 필립스 부사장은 “지그비가 내년까지 모듈당 2달러로 실현되며 10∼115.2Kbps의 속도로 작동한다”고 밝혔다.
한편 저전력 반도체 못지 않게 인텔의 차세대 64비트 마이크로프로세서인 매킨리도 주목을 받았다. 이 칩은 2억2100만개의 트랜지스터를 내장하고 있으며 내부에 대용량 메모리를 채택, 이전 칩인 이타니움에 비해 1.5∼2배 정도 속도가 빠르다. 그러나 다이는 펜티엄4의 3배에 해당하는 460㎟로 크다. 인텔은 이 칩을 예정대로 올해 중반에 내놓을 계획이다.
IBM도 저전력 칩외에 컴퓨팅, 통신, 데이터 저장 등의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다기능칩을 발표했다. 이 칩은 IBM이 로렌스리버모어국립연구소를 위해 설계하고 있는 슈퍼컴퓨터에 구현될 예정이다. 이밖에 탤리티와 e마긴은 반도체와 직접 연결하는 새로운 종류의 디스플레이를 선보여 시선을 모았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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