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인터넷정보전화 서비스 `리빙넷` 지원장비 없어 일정 차질

 이달 초부터 상용서비스에 들어갈 예정이던 KT의 인터넷정보전화 서비스인 리빙넷이 관련단말기 출시가 연기되면서 상용 일정을 다소 늦출 수밖에 없게 됐다.

 그러나 리빙넷 상용화 지연은 KT와 장비업체 간 불신의 골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 이의 처리과정이 주목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LG전자·이트로닉스·태광 등 국내 주요 전화기 업체 중 리빙넷 전화기를 출시한 곳은 한 군데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당초 상용서비스 개시를 2월 초로 예정했던 KT도 불가피하게 서비스 시점을 미루게 됐다. KT 고위관계자는 “보다 완성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서비스 개시를 2월 중순 이후로 연기했다”고 밝혔다.

 ◇제조업체, 제품출시 아직 시기상조=LG전자·삼성전자·태광·이트로닉스 등 주요 제조업체들은 제품개발 일정상 이달부터 리빙넷 전화기를 출시하는 것은 무리라는 입장이다. 개발을 마친 업체조차도 서비스 개시 이후로 출시를 미루는 등 예상과 달리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따라서 KT가 2월 중순에 서비스를 개시한다 해도 서비스를 지원한 단말기 수급이 순조롭지 못할 전망이다.

 LG전자는 리빙넷 전화기 출시를 3월 이후로 미뤘다. LG전자는 3월 초에 모델 한 종류를 출시한 후 서비스 진척도와 시장상황을 봐가며 후속모델 출시에 탄력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리빙넷 서비스에 가장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온 삼성전자도 아직 출시시점을 정하지 못한 상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설 연휴 이전까지는 상용제품 출시 계획이 없으며 조만간 마케팅 전략 회의를 거쳐 출시 일정을 정하겠다”고 밝혔다.

 이트로닉스와 태광산업도 제품개발을 완료해 상용제품 출시 시점을 각각 4월 이후와 오는 하반기로 내다보고 있다.

 ◇전화기업체, KT 신규서비스에 호응 적어=리빙넷 전화기 출시 연기는 KT의 서비스 계획 초기부터 사실상 예견됐던 일이라는 게 업계의 반응이다.

 무엇보다 지난해 발신자번호표시(콜러ID)서비스 시작 당시 KT와 일부 제조업체가 마케팅 실패의 책임을 서로에게 돌리는 등 마찰을 빚으면서 KT의 전화사업 정책에 대한 제조업체의 불신의 골이 깊어진 데 가장 큰 원인이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콜러ID단말기를 계기로 제조업체와 KT가 더이상 공생의 관계를 형성하고 있지 못하다는 분위기가 만연하다”고 설명했다.

 대다수 단말기 업체들은 콜러ID서비스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라도 리빙넷 서비스의 성공 가능성에 대한 확신이 서기 전까지는 섣부른 판단을 내리지 않겠다는 게 중론이다.

 이와 관련, 한 전문가는 “리빙넷 서비스의 성공 여부는 KT의 마케팅 의지뿐 아니라 제조업체의 협조에 달려 있다”며 “이제라도 사업자와 제조업체 간 상호신뢰를 회복하는 계기 마련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조윤아기자 forang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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