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LG필립스LCD 등 국내 액정표시장치(LCD) 제조업체들이 5세대 생산라인 조기 확충에 나서면서 국내 장비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상반기에만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가 각각 7000억원, 4000억원 가량을 5세대 LCD 생산설비 확충에 투자하기로 하고 최근 국내외 장비업체를 대상으로 설비 발주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발빠르게 움직이는 곳은 지난해 구미에 차세대 LCD 생산공장인 P4를 완공한 LG필립스LCD다.
LG필립스LCD는 지난해 월간 3만장의 5세대 대형 유리를 생산할 수 있는 페이즈1 설비를 도입한 데 이어 상반기중 페이즈2 시설을 추가로 도입하기로 하고 이달들어 장비 발주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회사는 상반기중 최대 6만장의 5세대 유리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이달들어 장비업체들을 대상으로 소요 장비대수가 포함된 약식 장비 주문을 내고 있으며 이르면 다음달 초 장비 대수 및 금액이 포함된 구체적인 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국내 장비업체들은 아직 구체적인 계약서에 서명하지 않은 단계여서 장비 수주 여부를 공개하지 않고 있으나 지난해 페이즈1 프로젝트에서 장비를 공급했던 케이씨텍·파이컴·유니셈·메카텍스·태화일렉트론 등은 이번 페이즈2 프로젝트에도 장비를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역시 올해 7000억원 가량으로 예정된 LCD부문 투자를 상반기에 집중해 월 2만장의 대형 유리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고 내년에는 이를 6만장 규모로 확충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최근 장비업체를 대상으로 장비 구두 발주 작업을 진행중이며 일부 업체는 구두 발주에 근거해 장비 제작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각 장비업체들이 약식 또는 구두로 수주한 장비의 규모가 지난해 수주 규모를 훨씬 초과하고 있어 LCD 제조장비의 국산화율은 올들어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다음달 LG필립스LCD와 최종 계약을 앞둔 국내 장비업체들은 지난해 페이즈1 때보다 평균 공급 대수와 금액면에서 많게는 1.5∼2배 가량 높아질 것으로 전망돼 LCD장비의 국산화율은 지난해 30% 수준에서 올해는 40% 이상으로 크게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장비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페이즈1에서 30% 가량을 국산 장비로 채웠던 LG필립스LCD가 올해도 국산 장비 채택률을 높일 계획인데다 올해 LCD 분야에 7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한 삼성전자가 하반기에 투자규모를 확대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등 호재가 많아 국산 LCD 장비는 매출 및 보급률 측면에서 한단계 성숙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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