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시스템을 비롯한 시스템온칩 등 첨단 반도체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가 중복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과학기술부가 1000억원을 투입해 나노기술 전용 연구장비를 갖춘 공용 생산라인을 건립할 계획을 세웠으며 이와는 별도로 산업자원부와 과학기술부가 추진하는 비메모리반도체 기반기술개발사업에서도 내년 하반기부터 시스템온칩 평가용 전용 팹(FAB)을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미세전자기계시스템(MEMS)과 관련한 벤처기업들도 조합을 결성하기로 하고 정부의 자금지원을 받아 전용 팹 설립을 구상하고 있다고 한다.
이들은 모두 반도체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니고 있긴 하나 품목들이 달라 중복투자가 아닌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또 그것을 연구하려는 업체들이나 기관들도 일부는 중복될 수 있겠지만 많은 부분에서 다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설령 그러한 연구개발 투자가 중복되는 점이 있다 하더라도 첨단기술 분야에서는 조그마한 차이라도 그것을 무시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다소의 중복은 그리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아마 과학기술부와 산업자원부가 이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것도 그러한 기술이 중요하고 또 관련업계나 연구계의 수요가 많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동안 산업자원부와 과학기술부는 반도체 연구개발 초창기부터 관련업계나 연구계에 자금을 지원해온 것이 사실이다. 대부분의 산·학·연 공동연구에서는 두 부처가 개입돼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산업자원부가 주로 상용화나 산업에 관계된 응용기술에 치중해 왔다면 과학기술부는 연구개발에 대한 지원을 해옴으로써 두 부처의 역할이 어느 정도 분담이 돼 있었다.
그렇지만 반도체에 관한한 연구개발과 상용화를 두부 모 자르듯 명확하게 할 수 없었던 점이 많았다. 상용화를 위해서는 연구개발이 불가피하고 또 연구개발이 이뤄지면 상용화도 쉽게 되는 것이 반도체의 특성이다. 그러한 점이 반도체 연구개발에 두 부처가 공동으로 지원하게 되는 요인이 됐다.
아마 이번 나노시스템과 시스템온칩, MEMS에 대한 투자도 그러한 측면이 작용한 것이 아닌가 싶다.
첨단 반도체일수록 연구개발의 중요성이 높다. 기초기술에 대한 연구가 충실해야지만 다양한 상용제품에 대한 결실이 이뤄질 수 있다.
따라서 연구개발에 대한 시설은 가능하다면 다양하고 넉넉하게 갗추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본다. 그렇게 되면 연구개발시설을 갖추고 있지 않은 중소업체나 벤처업체들은 물론 대학이나 연구소 등이 시설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소망스러운 일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정부의 두개 부처가 나서서 적지 않은 자금을 들여 연구개발에 투자한다면 그것이 반도체라 하더라도 시설에 대한 최소한의 특성 구분은 있어야 할 것이다.
또 그러한 설비구축에 적지않은 자금이 투입되는 만큼 추후 구축된 설비를 운영할 수 있을 만큼 수요가 있을지에 대해서도 이번 기회에 다시 한번 충분한 검토가 이뤄져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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