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ing Up]`인터넷복권` 대박을 긁는다

대박을 꿈꾸는 샐러리맨 김 대리는 마음이 울적하거나 일이 잘 안 풀릴 때 매주 한두번씩 퇴근길에 복권을 구입한다. 일정 기간을 기다려 당첨번호를 추첨하는 추첨식 복권도 있지만 동전을 이용해 그 자리에서 당첨 여부를 가리는 즉석식 복권을 선호하는 편이다.

 즉석식 복권은 바로 당첨 여부를 알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긴 하지만 길에서 동전을 꺼내 긁다보니 양복을 빼입은 직장인 체면이 말이 아니다.



 그런 김 대리를 요즘은 복권판매대 앞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인터넷으로 활동무대(?)를 옮겼기 때문이다. 요즘은 웬만한 복권은 인터넷에서도 판매하고 또 인터넷 전용복권도 등장해 굳이 길에서 헤매지 않아도 된다.

 붐비는 지하철역에 서서 주머니를 뒤져 나온 동전으로 힘겹게 복권을 긁을 필요가 없다. 양복을 입고 복권 긁는 모습을 아는 사람에게 들킬까 전전긍긍할 일도 없다. 익명성과 편리성으로 대표되는 인터넷복권의 특징이 그대로 드러나는 대목이다.

 인터넷을 통한 복권 판매는 2, 3년 전부터 이뤄져 왔지만 최근들어 급속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복권 발행기관의 대거 추가를 허가했고 이에 따라 금융기관을 비롯한 많은 업체가 이 분야에 뛰어들며 복권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진 데다 대부분의 복권이 인터넷에서도 판매되며 20∼30대 직장인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복권은 국내 최대 시장점유율을 자랑하는 국민은행의 주택복권, 과학기술부 기술복권, 문화관광부의 월드컵복권, 국가보훈처의 플러스플러스복권 등을 비롯해 10여개 기관이 발행하며 종류만도 30∼40종에 달한다.

 이들 복권은 대부분 인터넷 사이트와 제휴를 통해 일정 수량을 인터넷 판매를 위해 할애해둔다. 최근들어 온라인에서만 판매하는 인터넷전용복권도 등장했다. 제주도 관광복권, 국민은행의 인터넷주택복권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인터넷복권은 기존 방식처럼 복권 구입시 번호를 할당받고 이후 추첨을 통해 당첨번호를 결정짓는 추첨식도 있지만 그 자리에서 당첨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즉석식복권의 인기가 더욱 높다.

 유통형태는 발행기관이 주 사업자를 선정해 복권 발행과 유통을 모두 위탁하고 이 사업자가 별도의 중간 유통업자를 통해 포털이나 쇼핑몰 인터넷 사이트로 확산시킨다.

 네티즌의 복권구입 경로는 주로 복권 전문 사이트를 이용하거나 포털이나 쇼핑몰, 신용카드사 사이트 등이 일반적이다. 복권 전문 사이트로는 헬로럭(http://www.helloluck.com), 한국정보통신의 테크로또(http://www.techlotto.co.kr), 인터넷주택복권 발행 및 판매를 대행하는 로또(http://www.lotto.co.kr) 등이 있다.

 소프트뱅크리서치가 발표한 ‘국내 전자복권 사업자별 현황과 시장전망’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인터넷복권 시장 규모는 약 400억원에 달하고 올해는 두 배 이상 성장한 1000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로 야후코리아·라이코스코리아·프리챌 등 대형 포털 사이트도 복권 판매를 본격화하고 오는 9월에는 건설교통부·중소기업청·국가보훈처 등 7개 기관이 공동으로 발행하는 온라인연합복권 서비스가 시작될 예정이어서 인터넷복권 시장은 앞으로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최근 많은 관심을 얻고 있는 인터넷복권 서비스는 각종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구축, 결제수단 연동, 보안성 확보 등이 필수적이어서 침체된 IT산업에 새로운 기회로 작용하리라는 긍정적인 기대와 함께 익명성과 편리성이라는 인터넷복권의 장점이 자칫 사행성을 조장해 사회적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의 소리까지 다양한 시각이 존재하고 있다.

 <전경원기자 kwj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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