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대표 심현영 http://www.hdec.co.kr)이 오는 4월 해외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 가동을 앞두고 3개 지사를 포함한 15개 해외 현장에 ‘15명의 아마조네스 군단’을 파견키로 해 화제다. 건설현장에, 특히 파견현장이 이집트·쿠웨이트와 같은 사막지대라는 점에서 현대건설의 이번 정책은 안팎에서 ‘일대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현대건설의 이번 정책은 ERP를 아무리 공을 들여 개발해도 현장의 사용이 제대로 되지 않을 경우 무로 돌아간다는 판단 때문이다. 단순작업일 것 같은 로우데이터의 정확한 입력이나 에러발생 지원 역할이야 말로 프로젝트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이다. 현대건설은 고심 끝에 해외파견지원자를 공개모집했다.
그러나 선출인력의 대부분이 여자가 되리라고는 현대건설측도 예상치 못했다고 한다. 이들은 계약직이라는 조건에도 불구하고 지방 국공립대를 포함한 대졸자인 데다, 우수한 졸업학점은 물론 토익·토플이 800∼900점 대를 넘나든다. 전공도 경영·회계·전산 등으로 현재 SAP의 ERP 4주 교육을 너끈히 소화하고 있다.
내부에서 논란이 일었던 것도 당연. 아무리 실력이 좋아도 여자가 해외건설 현장 근무를 버티지 못할 것이란 선입견 때문이다. 물론 이들이 중도포기할 경우 그로 인한 손실이 만만치 않다. 그러나 이번 일을 추진한 현대건설 CIO 이정헌 상무는 고개를 젓는다. 이 상무는 “어려움도 따르겠지만 이들의 열의를 보면 비관할 일이 아니다”고 말한다.
현대건설로서는 어쨌든 모험이다. 현재 진행하는 컨설팅 교육만 해도 인당 1000만원 가까운 교육비가 투자되고 있다. 현장에서도 여직원을 위해 여자화장실과 숙소를 짓느라 분주하다.
이번 파견인력 중 가장 최연소자(23세)인 고경복씨는 걱정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오히려 반문한다. “이렇게 좋은 기회가 어디있나요? 외국어 실력도 늘고, 쉽지않은 해외근무 기회를 얻게 돼 너무 신납니다.” 남자 3명을 포함한 총 18명의 파견인력은 31일 수료식을 거쳐 2월 1일 출국할 예정이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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