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백신업체 성장 전략 `두갈래 길`

 국내 토종 백신 업체인 안철수연구소와 하우리가 올해 매출 목표를 지난해보다 두배 가량 늘려 잡은 가운데 이를 실현하기 위한 방법론이 ‘확장’과 ‘집중’이라는 서로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두 업체가 내린 시장 분석의 시각과 이에 따른 주력 시장 설정이 다르기 때문에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과연 어떤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이 성공을 거둘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안철수연구소(대표 안철수)의 올해 매출 목표는 450억원. 지난해 매출 250억원에 비해 80%가 늘어난 수치다. 이 회사는 올해 고성장을 달성하기 위한 핵심 전략으로 사업 영역 확장과 해외 시장 진출을 꼽고 있다. 다양한 보안 관련 솔루션을 갖춰 통합 보안 솔루션 업체로 변신하고 해외 시장에서 기반을 닦는다는 것이다.

 안철수연구소의 관계자는 “올해 우리 회사의 목표는 세계 10대 보안 회사로 성장하기 위한 준비를 진행하는 것”이라며 “이미 국내외 백신 시장은 업체간 순위가 거의 굳어진 상태이기 때문에 통합 보안 솔루션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개별 보안 솔루션을 갖고 있는 국내 업체와 협력해 통합 보안 솔루션을 만들려면 시간이 지연돼 외국 기업과의 경쟁에서 뒤처진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이 회사가 추진하는 통합 보안 솔루션은 백신, 방화벽, 침입탐지(IDS), 가상사설망(VPN), 공개키기반구조(PKI) 등의 개별 솔루션을 2가지씩 조합한 형태이며 올해 안에 3가지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하우리(대표 권석철)의 올해 매출 목표는 120억원으로 이는 작년과 비교해 100% 가까이 높은 금액이다. 이 회사는 목표에 이르는 전략으로 ‘선택과 집중’을 내걸었다. 경쟁력을 갖고 있는 백신에 역량을 집중하고 다른 보안 솔루션 업체와 폭넓은 제휴 관계를 가져나간다는 방침이다.

 이 회사는 아직 국내외 백신 시장에 새로운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는 지금까지 데스크톱 백신이 대세를 이루던 백신 시장에 서버용 백신 수요가 올해부터 나올 것이라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하우리 권석철 사장은 “무리하게 사업 영역을 확장하기보다는 다른 보안 솔루션 업체와 협력해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 우리에게 적합한 전략”이라며 “핵심 사업인 백신 기술을 더욱 높이고 기술 라이선스 등 특화된 판매 방식을 택한다면 해외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판단”이라고 밝혔다.

 하우리는 조만간 모바일 백신과 정보가전 백신 제품 개발을 위해 관련 업체와 제휴를 맺을 예정이며 정보보호전문업체로 지정된 업체들과도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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