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정표시장치(LCD)의 뒤를 이을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각광받는 유기EL이 멀티컬러 시대를 건너뛴 채 곧바로 풀컬러 시대에 진입할 전망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NEC모바일디스플레이(SNMD), LG전자 등 대기업들은 올 상반기로 예정했던 유기EL 양산시기를 다소 늦추는 대신 멀티컬러 제품을 생산하지 않고 곧바로 풀컬러 제품을 선보인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같은 전략 선회는 동영상 이동전화 시대가 가까워짐에 따라 컬러 보급형(STN) LCD와 컬러 박막트랜지스터(TFT) LCD 등의 시장진출이 예상보다 빨라져 멀티컬러 유기EL로는 차별화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삼성NEC모바일디스플레이(SNMD·대표 이영재)는 오는 8월께 부산공장에서 수동형(PM 방식) 2인치급 풀컬러 제품을 생산해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SNMD는 부산공장에 2.2인치 기준으로 월 최대 30만개까지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도입하고 공정 안정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단말기업체와 제품의 사양에 대해 논의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풀컬러 유기EL 시장 형성이 아직 이르고 공정도 안정화되지 않아 위험요소가 많지만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할 경우 시장을 선점할 수 있기 때문에 8월 출시를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SNMD는 지난해 말 일본 사가미하라에 있는 파일럿 라인에서 2.2인치 제품을 생산해 NTT도코모에 IMT2000 단말기용으로 2만개 시험 공급한 바 있다.
LG전자(대표 구자홍) 역시 지난해 10월 카오디오용 3.2인치와 이동전화용 1.8인치 등 다양한 멀티컬러 제품 라인업을 갖추고 구미공장에서 10만개 규모의 파일럿 라인을 가동하려던 계획을 전면 백지화, 풀컬러 제품으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LG전자는 기존 파일럿 라인을 개조해 올 10월께 2인치급 풀컬러 시제품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LG전자는 무리한 상용화보다는 유기EL 시장이 성숙했을 때 완전한 제품으로 진입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올해안으로 수명과 신뢰성 문제를 해결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까지 구미 PDP사업부의 개발그룹 소속이었던 유기EL부문을 유기EL사업부로 격상시키면서 본격적인 사업화 구상에 들어갔다. LG전자는 2004년부터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그동안 PM 방식 풀컬러 제품에 의구심을 갖고 멀티컬러 제품 생산에 주력하던 일본 파이어니어도 지난해 NTT도코모의 풀컬러 유기EL 채택에 자극을 받아 풀컬러 제품의 양산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져 풀컬러 시장선점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정진영기자 jych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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