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통신기술 SDR가 뜬다>(상)SDR란 무엇인가

 전세계 어디서나 단말기 하나로 이동통신서비스가 가능해진다는 ‘꿈의 서비스’ IMT2000은 결국 주파수 대역 통일을 둘러싼 분분한 논쟁과 표준을 주도하는 세력간 단일표준 합의가 실패로 돌아감으로써 그 장밋빛 전망이 깨어지는 듯 했다.

 그러나 이때 한쪽에서는 서로 다른 주파수 대역과 2개 이상의 시스템을 동시에 지원하며 언제 어디서나 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방위 통신서비스, 일명 유비쿼터스통신 시대를 실현할 기술이 소리없이 개발돼 왔다.

 SDR(Software Defined Radio)는 2, 3세대 이동통신을 통합하고 나아가 xDSL·CDMA·GSM·UMTS·cdma2000·무선LAN·블루투스·위성통신 등 현재 기술로 구현 가능한 거의 모든 통신수단을 하나의 단말기에서 구현할 수 있는 획기적인 통신기술이다.

 네트워크 융합이라는 통신 시장의 커다란 흐름을 주도하고 향후 10년 내에 유무선의 장벽 없는 ‘내 손안의 통신 세상’을 실현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수단으로 평가받고 있다.

 SDR에 대한 개념을 기술적으로 접근하면 좀더 명확해진다. SDR 일명 소프트웨어 라디오는 통신시스템을 구성하는 기지국과 단말기에서 통상 하드웨어로 RF를 지원하던 방식을 소프트웨어 형태로 바꿔주는 핵심 기술이다.

 고정된 RF 하드웨어가 차지하는 용량을 줄이기 위해 디지털변환기(ADC) 위치를 가능한 한 RF영역으로 올리고 디지털신호처리(DSP) 또는 SW와 HW를 결합한 형태의 플렉서블 하드웨어를 이용해 신호를 처리함으로써 이용하고자 하는 서비스에 따라 그때 그때 시스템을 유동적으로 전환할 수 있다. PC와 같은 개방형 모듈 구조(Open Modular Architecture)를 채택, 플러그앤드플레이가 가능하고 소프트웨어를 다운로드한다.

 SDR의 태동 배경은 90년대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90년대 걸프전 당시 미국 국방부는 육해공 통신망간 상호 호환성 부족으로 전술적 제약을 느끼고 멀티모드, 멀티 밴드를 지원할 수 있는 유동적인 무선통신 솔루션을 개발해왔다. 90년대 초 FLMTS(IMT2000) 비전 프로젝트가 셀룰러, 고정 무선접속, 위성을 망라하고 글로벌 로밍을 추구하면서 군사용으로 개발된 SDR를 점차 민간통신 부문에 적용하기 시작한다.

 95년에는 IEEE에서 본격적으로 SDR를 이슈화하기 시작했으며 이 무렵 SDR 국제 포럼이 창설되면서 세계 각국에서 추진된 SDR 연구가 상용화를 위한 표준 규격 제정 등으로 구체화됐다.

 SDR는 동기와 비동기로 구분된 IMT2000 복수 표준간 호환뿐 아니라 2세대와 3세대 통신간 호환성을 보장해줄 수 있을 전망이다. 여기에 All-IP 기반 무선 멀티미디어 통신을 추구하는 4세대 통신에서는 다양한 무선네트워크(블루투스·무선LAN·셀룰러·BWA·디지털방송·위성통신), 무선네트워크 내의 다양한 무선 통신방식(GSM·IS95·UMTS), 국가마다 다른 주파수 밴드, 그리고 고속 데이터 통신(20∼100Mbps)을 위한 새로운 통신방식을 제공할 필수 기술로 평가된다.

 <조윤아기자 forang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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