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축기 혈압이 140∼150㎜Hg이고 확장기 혈압이 90∼95㎜Hg 정도의 경증 고혈압 환자에게 비만·고지혈증·음주·흡연 등 1, 2개 위험인자가 있으니 중증도 위험군에 속하는 환자에게 쓰는 약물요법을 시작하겠다고 하면 10명 중 8명은 약 먹기를 꺼려하는 대신 식사·운동 등 생활요법을 해보겠다고 한다.
그래서 필자가 ‘한두달 기다려 봅시다’하고 식사요법·비만해소·금연 등 구체적인 생활요법을 지시하면 자신있게 대답하고 돌아가는 환자들이 많다. 그러나 한두달 지나 재진(한두분은 아예 오시지도 않고 탈락됨)시 목표혈압인 140∼90㎜Hg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 경우가 90% 이상이며 다시 복약을 권해도 절반은 막무가내로 한번 더 해보겠다며 사정(?)을 하는 경우가 있다.
증상이 없더라도 혈압이 높은 동안은 합병증이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는 우를 범하고 있는 것이다.
혈압이 140∼150, 90∼99㎜Hg인 경증 고혈압 환자이면서 위험인자·표적장기장애·동반질환·합병증 등이 전혀 없는 저위험군에 속하는 경우 외국 지침은 1년간 생활요법을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지침에선 최장 6개월로 짧게 잡아주면서도 2∼3개월만에 재평가를 권한다.
또 위험인자가 한두개 있지만 장기장애·심혈관합병증이 없는 경우 중위험군에 속해 약 3개월(외국에선 6개월)간의 생활요법을 허용하고 있으나 혈압을 성공적으로 조절할 확률은 매우 낮다.
위험인자가 있는 중등증 이상의 고혈압환자는 물론 고위험과 초고위험군의 환자(뇌동맥질환·관동맥질환·당뇨병)는 신속하게 약물요법을 개시하는 것이 원칙이다.
필자의 경우 40대 이후의 위험인자를 1, 2개 가진 고혈압환자는 혈압수준에 관계없이 복약을 권하고 50대 이후는 두말할 것없이 약물요법을 시작한다. 이때 6개월 이상 정상혈압을 유지하면 일단 약을 줄일 수 있고 1년 이상 유지하면 약을 끊을 수도 있다는 구원(?)의 한마디도 잊지 않고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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