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통신 산업혁명을 전개시켰던 지난 60년대에서 70년대는 경제개발 5개년 계획에 의해 전국 전화국에 새로운 시설과 기술이 설치돼 서비스를 했다. 그러나 기술혁신과 시설개선에 의해 그 당시의 시설은 철거돼 현장에서 사라졌다. 그후 우리나라 통신의 기본수요를 충족시켜 전국적 전화 적체를 해소하고 국내는 물론 국제통화의 전자동화를 이룩한 80년대 시설도 이제 사라지고 있다. 이 시설과 기술은 세계적으로 성공한 사례라고 해 개도국에서 와서 공부도 하고 견학도 많이 했다. 더욱이 우리 기술에 의한 국산화 시설은 매년 급격한 기술혁신의 새 모델이 공급돼 현장에 설치된 후 얼마 되지 않아 철거되고 있다. 정보통신강국을 이룩한 정보통신의 실물들이 매일 없어지고 있어 안타깝기 그지 없다. 우리나라는 이러힌 史料를 수집해 정비·보관하거나 전시하는 기능, 또는 조직이나 재단이 없다.
필자가 KT에서 근무할 때 관리부를 만들어 전국적 사료를 수집, 정비·보관한 적이 있다. 약 10년전 일이다.
그때 새로운 시설과 기술, 문헌 등을 많이 수집하고 사원들이 희귀한 재료를 많이 기증했다. 그러나 이 기능과 조직은 몇년 안가 없어지고 이 운동은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고 말았다. 그후 이런 운동을 펼치려고 여러번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20세기를 마감한 현 시점에서 역사적 가치가 있는 사료가 오늘도 없어지고 있으니 사료정비는 시급한 일이다. 그리고 이런 작업은 뜻있는 사람들에 의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필자가 KT에서 근무할 10여년전에 두곳에 정보통신박물관을 만들었다. 전국적인 사료수집운동에 의해 모아진 사료를 갖고 전시할 장소를 물색했다. 용산전화국이 1922년에 세워진 건물로 역사적 가치가 있고 마침 교환시설의 개선으로 청사 여유가 있어 우선 이곳에 사료전시관을 만들어 그후 박물관으로 개칭했다.
그리고 필자가 KT충남본부에 근무하게 돼 우리나라에서는 최초로 정보통신박물관을 동대전 전화국에 만들었다. 오늘도 학생들이 와서 견학하고 간다. 우선 사료전시도 하고 정보통신 실험실습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
최근 대학에 IT관련학과는 우후죽순처럼 늘어났지만 실험실습시설이 많이 부족하다. 사료를 잘 정리해 과거 기술-개선된 기술-현재 기술을 실험실습할 장소로 활용하는 것도 시급하다. 박물관을 만들려는 것보다 사료 발굴·정비, 전시에 우선 착수해야 한다.
필자가 16년전 ‘전기통신100년사’ 편찬에 약 1년간 파견근무한 적이 있다. 그때 몇가지 느낀 것이 있다. 일본총독부의 기록의 정교함이다. 그리고 해방후 체신부가 우리의 자주적 체신역사를 만들려는 강한 의지다. 그리고 그 어려운 시기에 ‘전기통신40년사’ 등 역사정리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 점이다.
뒤늦었지만 정보통신의 과거를 정리·보관·기록하는 제도·기구·인력·재원 등을 시급히 검토해야 하며 이 사업은 당해연도 이벤트사업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김부중 성결대 객원교수(전 한국통신TRS 사장) boojkim@hanmi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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