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잘하면 프로게이머가 되잖아요. 게임을 잘 만들면 프로 게임회사가 되는 것 아닙니까. 세계 무대에서도 당당히 평가받는 프로가 되고 싶습니다.”
신생 게임개발업체인 유리텍(대표 이주율)은 세계적인 게임개발업체 블리자드를 경쟁 상대로 삼고 있다. 이왕 ‘프로’가 되기로 목표를 세운 이상 좀 더 ‘큰 물’에서 놀아야 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사실 이 회사가 ‘프로’를 모토로 내세우는 것은 독특한 회사 탄생 이력에서 찾을 수 있다.
지난 2000년 6월 설립된 이 회사는 처음에는 대학 동아리로 출발했다. 처음 중앙대 창업센터에 입주했던 동아리는 내친 김에 정식 법인으로 성장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더이상 다른 사람이 만든 게임을 즐기는 것에 만족할 수 없었습니다. 우리도 직접 게임을 만들어 보고 싶었습니다. 일단 게임을 만들면 누구보다 더 잘 만들고 싶다는 욕심도 생기고요.”
이 회사 이주율 사장(30)은 “아마추어로 시작했기 때문에 프로에 대한 꿈은 그 어느 업체보다 간절했다”며 유리텍 출범 당시의 심정을 털어놨다.
남다른 각오는 자체개발한 게임으로 고스란히 증명됐다.
지난달 오픈 베타서비스에 들어간 온라인 게임 ‘공작왕’이 서비스 보름만에 누적회원수 10만명을 돌파하는 등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것.
이 회사의 데뷔작인 이 게임은 2D 그래픽의 팬터지풍 롤플레잉 게임이다. 하지만 기존 게임과 달리 불교 및 밀교 등 동양사상을 시나리오로 사용, 서비스 이전부터 화제를 모아왔다. 언뜻보면 블리자드의 인기 PC 게임 ‘디아블로’를 꼭 닮은 이 게임은 갈대의 움직임까지 섬세하게 표현한 탁월한 그래픽, 균형잡힌 밸런스 등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세계적인 게임개발사인 블리자드의 게임과 비교해 손색이 없는 게임을 만들겠다는 당초의 취지가 그대로 반영된 셈이다.
특히 최근 국내 최대 인터넷 포털업체인 다음커뮤니케이션(대표 이재웅)이 다른 게임을 제쳐두고 이 게임의 마케팅을 전담하겠다고 나서기도 했다.
유리텍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차기작 개발에 여념이 없다.
오는 6월 베타서비스 예정인 3D 온라인 게임 ‘아리수’ 개발에 전념하고 있으며 모바일 게임 ‘공작왕’ 개발에도 한창이다. 또 올해 X박스가 국내에 들어오면 비디오 콘솔 게임 개발에도 나선다는 다부진 계획까지 세워놓고 있다.
“무수히 많은 온라인 게임 가운데 우리의 데뷔작이 국내 최대 포털업체 다음커뮤니케이션의 공식 마케팅 게임으로 선정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첫단추를 제대로 꿴 셈이지요.”
이 사장은 “프로 게임개발사가 되겠다던 초심을 늘 잊지 않겠다”며 다시 한번 각오를 다졌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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