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 컴퍼니> 신세대 역술인이 보는 새해 IT경기

 또 한해가 지나간다.

 사람들은 이맘 때면 새로 맞이하는 365일이 순탄하길 기원하며 덕담을 나눈다.

 증시가 올랐으면, 신규사업이 대박을 터뜨리길, 새해엔 회사형편이 좀 나아지기를….

 나라가 어디로 가는지 모를 오리무중(五里霧中)의 한해를 보낸 한국인에게 2002년, 말띠해에 거는 기대와 소망은 어느 때보다 크다.

 이왕이면 단순한 덕담보다 좀 더 그럴듯한 긍정적 메시지로 자기암시를 해두는 것도 새해벽두를 기분좋게 출발하는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주역이란 동양전래의 통계SW로 신년도 IT경기를 전망해보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새해 임오년(壬午年)은 물(水)과 불(火)의 기운이 뒤섞여 흐르면서 ‘활기찬 변화’의 시기를 맞게 됩니다. 따라서 기술변화에 민감한 IT경기는 상반기부터 회복세로 돌아섭니다.”

 압구정동에 위치한 신세대 역학연구소의 송병창 원장(36)은 말띠해를 맞아 사회적 혼란이 대폭 줄고 경제성장이 다시 탄력을 받아 국민적 자신감을 회복할 것이라고 단언한다.

 그는 과거에도 말띠해는 전란, 경제위기 등 국가적 악재가 없었으며 사회전반의 활력이 넘치던 시절이라고 내년도 운세전망의 근거를 설명한다.

 “지난 90년 말띠해는 올림픽 이후 거품경기로 살기가 좋았습니다. 지난 78년은 고도성장의 정점이었고 66년 역시 경제개발계획이 가시적 성과를 드러내던 시기죠. 또 54년 말띠해는 한국전쟁이 막 끝나고 사회적 안정이 찾아왔어요. 새해 운세도 감이 잡히지 않습니까.”

 송 원장은 특히 내년도 경제상황의 주요 특징으로 증시, 부동산 경기의 동반상승을 지적하고 있다.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이 함께 활성화되면서 신년도 내수경기를 이끄는 쌍두마차로 올라선다는 것이다. 참 반갑고도 가슴 설레는 얘기다.

 “주식, 부동산의 동반상승은 내년 2월부터 가시화될 가능성이 높아요. 시중의 유동자금이 풍부해져 즉흥적인 사치성 소비행태가 지속되고 이에 연관된 향락산업도 호황을 누릴 것”이라고 그는 전망한다.

 송 원장은 월드컵대회가 열리는 6월이 새해 중 가장 운세가 좋은 시기기 때문에 예상밖의 대성공을 거둘 것이며 제조업 경기회복과 한국경제의 대외진출에 매우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본다.

 또 월드컵을 전후해 국내문제에 함몰됐던 국민의식이 세계로 눈을 돌리면서 내년 대선정국에도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송 원장과 이웃한 점술왕국의 송민기씨(33)는 내년도 IT벤처업계와 문화산업 전반에 대해 흥미로운 전망을 내린다. 우선 영화계의 조폭시대가 끝났다고 단언한다.

 “지난해는 거친 쇠(金)의 기운이 맞부딪치면서 폭력이 난무하고 엽기적인 예술장르에 대중이 환호했지만 임오년은 사정이 달라요.” 송민기씨는 문화산업투자는 시대적 흐름을 잘 타야 한다고 지적한다.

 물과 불의 기운이 지배하는 2002년은 훨씬 세련되고 화려한 문화적 흐름이 유행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걸맞게 국제적인 패션산업이나 고급취향의 문화상품에 집중하는 것이 유리하단다.

 또 중국의 문화상품인 한류(漢流)가 국내에 유입되면서 새로운 사회풍속도를 만들 것으로 예상한다.

 “벤처업계는 오는 2∼7월까지 상당히 호전된 투자환경을 맞게 됩니다. 기회를 잘 살리면 작년보단 훨씬 수월한 기업운영이 가능해요.” 그는 특히 인터넷과 정보통신산업의 침체로 동면상태에 들어갔던 많은 IT벤처기업 관계자들이 새해에는 적극적인 변신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한다.

 송씨는 또 전통적인 제조업 경기는 4월 이후 완연한 회복세로 돌아서며 남북관계는 새해에도 거의 진전이 없겠다고 전망했다.

 연말연시를 맞아 점집이나 철학원은 나름대로 고민을 지닌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요즘 젊은 신세대 역술인들은 결코 고압적인 반말조로 고객을 대하지 않으며 역술이 지닌 한계와 오류에 대해서도 매우 합리적인 태도를 보인다.

 송병창 역술원장은 “사람들이 왜 점집을 찾느냐”는 질문에 자신의 고민을 잠시라도 공유하고 싶기 때문이라고 응수한다. 우문에 현답이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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