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선통신 설비투자 내년부터 대폭 축소

 지난 98년 이후 국내 IT산업의 고속성장과 벤처열풍을 불러일으켰던 KT 등 유선통신사업자들의 설비투자가 내년부터 큰 폭으로 줄어든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의 기간통신사업자 KT가 내년도 설비투자규모를 올해보다 6000억원 줄어든 3조원 규모로 책정한 데 이어 제2유선사업자인 하나로통신도 내년도 투자예산을 올해대비 절반 가까이 줄인 4561억원으로 최종 확정했다.

 초고속인터넷 투자를 바탕으로 지난 3년 동안 국내 IT산업의 붐업을 유도했던 KT와 하나로통신의 이같은 내년도 투자계획은 초고속인터넷 가입자가 800만명을 육박하면서 한계성장치에 달한데다 신규 전략투자가 명확하게 떠오르지 않는데서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KT의 경우 지난해 3조6000억원의 설비투자규모가 내년에는 3조100억원으로 무려 5900억원이나 줄어들었으며 하나로통신도 초고속인터넷 투자가 적정궤도에 오름에 따라 올해 8391억원의 투자비가 내년에는 4561억원으로 줄어들게 됐다.

 KT 관계자는 “올해 KT의 설비투자규모는 매출액대비 34%에 달하고 있으나 해외투자가로부터 수익중시 경영을 포기하고 있다는 소리를 듣는다”며 “선진 통신사업자들의 예를 볼 때 적정 설비투자규모는 매출목표의 25% 이하여야 하며 앞으로 이같은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나로통신 관계자도 “시장진입을 위한 기간설비투자가 대체적으로 완료됨에 따라 내년도 설비투자 규모가 크게 줄었다”며 “앞으로 가입자 및 매출증대를 위한 필수적인 신규투자를 중심으로 설비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며 투자효율성 증대에 역점을 두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KT와 하나로통신의 설비투자 규모 축소에 따라 지금까지 유선사업자들의 투자에 커다란 영향을 받았던 통신장비업체들은 신규시장 창출을 위한 세계시장 진출전략을 가속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조시룡기자 srch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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