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캐릭터들이 콘텐츠 시장에서 거센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손오공·EBS·씨엘코엔터테인먼트 등 주요 엔터테인먼트사에서 개발한 국산 토종 캐릭터들이 선풍적인 반향을 일으키면서 20%대의 시장 점유율을 넘보고 있다. 특히 이들 3개 캐릭터에 의한 파생 매출이 올해 20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등 산업적인 효과도 톡톡히 거두고 있다.
그동안 국내 캐릭터 시장은 포켓몬스터·미키마우스·미피·헬로키티·텔레토비 등 외산 캐릭터들이 주도, 전체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해 왔다.
업계는 이들 캐릭터가 외산 캐릭터에 전적으로 의존해 온 국내 캐릭터시장에 새 전기를 마련함은 물론 미국·일본 등 해외시장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사상 최초로 수출길에 오를 것으로 기대했다.
씨엘코엔터테인먼트(대표 최승호)는 플래시 애니메이션을 통해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엽기토끼 ‘마시마로’를 이용해 각종 유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개발, 제공중이다. 이 회사는 이 캐릭터를 통해 1000여종의 상품을 개발, 출시했으며 이에 따른 부가상품은 약 1200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했다.
이 회사는 또 일본 완구업체인 다카라와 계약을 맺고 ‘마시마로’의 수출을 추진하고 있으며 싱가포르·홍콩·인도네시아 업체 등과도 수출협상을 벌이고 있다.
EBS(대표 김학천)는 인기 방송 시리즈 ‘방귀대장 뿡뿡이’를 이용한 비디오 시리즈를 제작, 지금까지 34만세트를 판매하는 등 ‘뿡뿡이’ 캐릭터를 통해 약 7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이 회사는 지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외산 캐릭터인 ‘텔레토비’ 시리즈의 국내 판매량 53만세트를 곧 추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또 봉제완구, 교육용 교재, 신발류 등 각종 라이선스 사업을 펼쳐 200여종의 캐릭터 상품이 출시되는 등 ‘뿡뿡이’ 캐릭터 상품시장이 약 3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 회사는 테마파크인 서울랜드와 뿡뿡이 테마관 설립을 모색하는 등 ‘뿡뿡이’를 한국을 대표하는 캐릭터로 육성·발전시켜 나간다는 방침이다.
손오공(대표 최신규)은 SBS에서 방영중인 한·일 합작 애니메이션 ‘탑블레이드’가 어린이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만화영화에 등장하는 팽이완구 ‘탑블레이드’를 170만개 이상 판매하는 성과를 올리고 있다.
손오공은 SBS·서울애니메이션과 일본의 TV도쿄 등이 공동 제작한 이 작품의 캐릭터 사업권 확보를 위해 제작비 30%를 지원했으며 지난 10월부터 이를 상품화하는 데 주력해 왔다.
이 회사는 지금까지 완구매출로 약 80억원의 매출을 올려왔으며 자회사인 서울애니메이션이 진행하는 캐릭터 라이선스 사업으로 올 한해 100억원 이상의 매출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또 ‘탑블레이드’에 대한 캐릭터 및 애니메이션 수출 협상에 나서 미국과 캐나다 지역의 너바나·하스브로 등으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캐릭터 업체들이 마케팅에 눈을 뜨면서 인터넷·애니메이션·방송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것이 큰 효과를 본 것으로 분석된다”며 “이같은 추세가 계속 이어지면 토종 캐릭터를 앞세운 캐릭터시장의 실지 회복은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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