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매년 4%대의 고속 성장을 계속하던 미국의 경기가 최근 마이너스 성장(4분기 약 2%)으로 돌아서자 투자자들에게 이를 설명해야 하는 경제학자들은 곤혹스러운 입장에 빠졌다. 이들은 그 동안 정보기술(IT)에 투자한 덕분에 생산성이 높아져 미국이 고속 성장을 계속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었는데 이제는 거꾸로 과도한 IT투자가 불황의 ‘진짜’ 이유라고 실토해야 할 형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콜래버러티브이코노믹스(http://www.coecon.com) 더글러스 헨턴 소장은 “최근 실업자들로 넘쳐 나는 실리콘밸리에서 곧 생명공학과 IT가 주도하는 제2의 호황을 맞게 될 것”이라는 이색적인 주장을 펼쳐 관심을 끌고 있다.
콜래버러티브이코노믹스는 실리콘밸리 지역 경제를 연구하기 위해 헨턴 소장이 직접 설립한 사설 연구소. 그는 지난 93년부터 이 연구소를 운영하면서 쌓은 평소 신념을 이론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최근 실리콘밸리의 미래모습을 다각도로 분석한 보고서를 발간했다.
‘혁신의 파도를 타고(Riding Waves of Innovation)’라는 부제가 달린 ‘실리콘밸리의 미래(The Next Silicon Valley)’라는 보고서는 다양한 사례를 통해 “다음의 호황은 생명공학과 IT의 결합, 인터넷을 이용한 생산성 향상, 분자 크기의 전자회로 개발 등에 의해 이루어질 것”이라며 “그 씨앗이 이미 뿌려졌다”고 분석했다.
헨턴 소장은 이번 연구를 통해 “불황기에 접어들면 직장을 잃는 사람이 늘어나지만 기술혁신은 이러한 고통을 통해 단련된다”는 귀중한 교훈을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90년대 들어 실리콘밸리 지역경제가 누렸던 고도성장도 이미 2차대전 이후 네 번의 기술혁명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고 PC와 인터넷 개발 등 핵심이 된 기술혁신은 모두 경기가 불황일 때 그 씨앗이 뿌려졌다”고 설명했다.
헨턴 소장은 또 “현재 실리콘밸리 지역이 차기 기술혁명을 주도하는 데 가장 유리한 조건을 갖췄다”며 “생명공학과 IT 부문이 한 군데 집합해 제품 개발의 시너지효과를 거둘 수 있는 지역이 (미국에서는) 실리콘밸리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최근 불황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 실리콘밸리 지역 기술혁신의 씨앗을 찾아 나서고 있는 헨턴 소장은 미국의 명문 예일대(경제학)와 캘리포니아 주립대(공공정책)를 졸업한 후 20여년 동안 홍콩 등 다양한 경제개발정책 수립 등의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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