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대표하는 인터넷 동창회 사이트의 인기서열이 바뀌고 있다.
한때 ‘인터넷 동창회’ 신드롬과 함께 ‘깜직한 인터넷 비즈니스모델’의 전형으로 통했던 아이러브스쿨이 최근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후발인 다모임이 착실한 성장기반을 닦아가며 급부상하고 있는 것.
실제로 아이러브스쿨은 계속된 경영권 분쟁으로 깊은 수렁에 빠져있다. 특히 최근에는 최대주주였던 금양의 정현철 사장이 서울이동통신 등에 지분을 분산매각한 뒤 창업주들에게 갚아야할 주식인수 대금을 갚지 않고 도주해 버리는 바람에 기업이미지에도 치명적인 손상을 입었다. 이 사건은 또 창업주들의 형사고발로 이어지는 등 사회문제로 비화되고 있어 아이러브스쿨이 과연 과거의 명성을 회복해 나갈지 불투명한 상태다.
반면 다모임은 아바타 아이템 판매 및 모바일 서비스 등 10대를 대상으로 한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 서비스로 착실하게 수익기반을 다져 나가고 있다. 다모임은 지난달 말부터 아바타를 중심으로한 프리미엄 서비스에 나서면서 불과 20여일만에 4억여원의 매출을 달성하기도 했다. 금액상으로는 보잘것없는 수치지만 상반기까지만해도 수익모델이 불투명했던 인터넷 동창회의 한계를 극복한 결과라는 점에서 평가할 만하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다모임은 특히 올 상반기 심각한 적자에 허덕이다 하반기 들어 흑자기조로 돌아섰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더구나 다모임은 직원수가 37명에 불과해 월 경상비 지출이 많지 않은데다 아바타 판매수익이 계속 늘고 있다. 또 게임·무선서비스 등 주회원인 10대 네티즌을 대상으로한 밀도있는 수익모델들을 계속 발굴해내고 있어 내년에도 흑자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두 회사의 이같은 부침현상은 인터넷 리서치 업체들의 각종 순위조사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트랙픽 조사전문 알렉사의 순위를 보면 지난해 10월까지만해도 세계 트랙픽 순위에서 10위권이던 아이러브스쿨이 최근 200위권 밖으로 밀려난 반면 200위권 밖에서 맴돌던 다모임은 지난해 말부터 10위권에 진입했다. 최근에는 3위까지 올라서는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또 코리안클릭의 조사결과에서도 비슷한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 아이러브스쿨의 경우 올초만해도 순방문자수 면에서 20위권 이내를 유지했으나 최근에는 40위권 밖으로 밀려났고 페이지뷰 면에서도 7위에 올라있는 다모임보다 10단계나 낮은 17위로 처졌다.
물론 이 수치는 표본집단이 누구냐에 따라 편차를 보이기 때문에 절대적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하지만 이는 실질적인 사업내용보다는 외형 확대를 통한 기업 가치 높이기에만 주력하다 결과적으로는 머니게임의 도구로 전락해버린 기업과 차근차근 수익모델을 만들어가는데 주력해온 기업과의 차이점을 보여주는 단편이어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뿐만아니라 닷컴기업의 부침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앞으로 다모임이 국내를 대표하는 인터넷 동창회 사이트로서 아이러브스쿨의 전철을 밟지 않고 어떤 모습으로 성장해 갈지에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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