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PCB 경기 내년부터 살아난다"

 내년 세계 인쇄회로기판(PCB)경기 전망을 놓고 국내 업계의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세계PCB협회(IPC)가 사이버서밋회의를 통해 올해 경기를 진단하고 내년 경기를 가늠할 수 있는 다양한 잣대를 제시해 눈길를 끌고 있다. 특히 이번 사이버서밋회의는 전세계 300여명에 달하는 PCB 전문가들이 참석해 나름대로의 견해를 제시했다는 측면에서 국내 PCB업계가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이에 IPC 사이버서밋회의에서 제시된 내용을 요약, 정리한다.

 ◇올해 PCB경기 분석=올해는 세계 PCB경기가 사상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최악인 한해였다. 특히 인터넷·반도체 호황에 힘입은 세계 주요 정보기술(IT)기기업체들이 올해 경기를 낙관적으로 보고 생산량을 크게 늘린 것이 세계 PCB산업계를 불황에 빠지게 한 주 요인 중 하나다.

 생산 과잉은 재고 누적으로 이어졌고 이는 다시 PCB 주문 감소로 이어져 미국을 비롯해 세계 주요 PCB업체들은 공장 가동률 저하, 사업구조조정, 매출 감소라는 복합 악재로 고통을 받았다.

 이로 인해 미국을 비롯한 세계 PCB 생산실적은 지난해에 비해 약 20% 정도 줄어들 것이라는게 사이버서밋회의 참석자들의 지배적인 전망이다.

 미국 듀폰의 기업분석가 로버트 슈로드는 “그러나 올해 6월을 기점으로 미국 제조업 경기 하락 추세는 멈추기 시작했고 주요 IT기기업체의 재고가 감소 추세를 보여 IT경기는 바닥을 다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올 4분기부터 IT기기를 중심으로 한 하이테크 제품의 신규 주문이 급격한 증가 추세로 돌아서고 있어 세계 PCB경기는 내년초를 기점으로 서서히 회복되고 오는 2003년에는 지난 2000년과 같은 본격적인 호황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전자제조전문서비스업체(EMS)의 급부상=올해 세계 PCB산업 최대 이슈 중 하나는 EMS의 급부상이다. 수년 전부터 미국을 중심으로 EMS업이 활황을 보이면서 EMS는 주요 세트업체를 제치고 PCB 관련 최대 구매자로 부상했다는 것이다.

 특히 주요 세트업체들이 원가절감·구조조정을 통한 아웃소싱 전략을 구사하면서 EMS의 PCB ‘구매력’은 세계 PCB산업을 좌지우지할 정도로 막강해졌다는 것이 회의 참석자들의 중론.

 월터쿠스터사의 월터 쿠스터는 “올해 미국의 주요 EMS업체들이 전세계 PCB업체를 통해 구매한 PCB 규모가 95억달러를 넘어서 세계 PCB시장의 25%를 차지했다”면서 앞으로 EMS는 매년 20%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보여 세계 PCB업체들은 EMS의 움직임을 주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중국이 세계 PCB 생산공장=일본·대만·한국 등 아시아권 국가들이 세계 PCB시장의 주요 공급기지로 자리잡은 가운데 중국이 신흥 PCB 생산대국으로 급부상한 것도 이날 회의에서 거론된 주요 이슈 중 하나.

 올해 거의 모든 나라들이 생산설비 가동률 저하에 시달렸는 데 비해 중국은 유일하게 PCB 생산설비 증설 붐이 일었으며 앞으로 가전·컴퓨터용 PCB의 최대 생산국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세계 반도체·이동전화 및 EMS업체들도 중국에 생산기지를 경쟁적으로 건설하고 있어 중국이 세계 PCB 생산공장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게 이번 회의에 참석한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이희영기자 hy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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