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하락반전이냐" "숨고르기냐"

 

 

 SK텔레콤이 지분매각을 포함한 전략적제휴 무산설이 나돌면서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 17일 SK텔레콤은 일본 NTT도코모와 추진중인 전략적제휴가 사실상 무산됐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지난주말보다 1만2000원(4.83%) 하락한 23만6500원으로 떨어졌다. SK텔레콤 지분매각을 추진중인 SK(주)와 SK글로벌도 각각 4.93%, 7.17% 하락했다.

 아시아월스트리스저널은 이날 SK텔레콤 관계자의 말을 인용, “표문수 SK텔레콤 사장이 지난 14일 국내외 애널리스트들과 가진 기술세미나에서 ‘SK그룹이 SK텔레콤의 지분 14.5%를 일본 최대 이동통신서비스업체인 NTT도코모에 매각하려던 계획을 취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SK텔레콤은 보도내용을 일단 부인했다. 박태진 SK텔레콤 IR팀장은 “아시아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가 너무 앞서갔다”며 “SK그룹이 아직도 NTT도코모와 지분매각 협상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시그넘Ⅸ과의 계약 만료기간인 올해말까지 전격적으로 협상이 타결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시그넘Ⅸ은 SK그룹과 NTT도코모의 전략적제휴가 체결될 때까지 한시적으로 SK텔레콤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페이퍼컴퍼니다.

 그러나 지난 14일 기술세미나에 참석했던 애널리스트들은 SK그룹과 NTT도코모간 지분매각 협상이 사실상 결렬된 것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한 애널리스트는 “표 사장이 직접적으로 NTT도코모와의 지분매각 협상 결렬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뉘앙스’ 자체는 전략적제휴가 무산됐다는 분위기였다”며 “2년여를 끌도록 결론을 내리지 못한 전략적제휴가 2주안에 체결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SK IR 관계자도 이날 전화인터뷰에서 “시그넘Ⅸ과 계약연장은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며 “NTT도코모와 전략적제휴가 무산될 것에 대비해 해외증권 발행 등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외신 등에 따르면 NTT도코모는 지난해부터 차세대이동통신(IMT2000)의 로밍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해외 파트너업체 지분매입으로 1조8000억엔을 투자했다. 하지만 NTT도코모가 최근 전세계 통신서비스주 약세 등으로 네덜란드 이동통신서비스업체인 KPN모바일의 투자손실로만 2627억엔의 특별손실을 계상하는 등 해외기업에 대한 투자 실패가 SK텔레콤 지분매입의 부담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통신서비스 담당 애널리스트들은 SK텔레콤이 NTT도코모와의 전략적제휴 실패로 일시적인 매물부담에 시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K그룹이 예상대로 해외시장에서 교환사채(EB) 등 증권발행을 통해 해외매각물량을 소화할 경우 수급상 악재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SK증권 김정렬 연구원은 “외국인투자가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관건이지만 단기적으로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이에 대비, 자사주매입 등 적극적인 방법으로 물량부담을 줄여나갈 방침이다. 박 팀장은 “해외매각 지분이 국내로 유입될 경우 자사주매입 등으로 대처, 주가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상당수 애널리스트들은 SK텔레콤이 SK그룹과 NTT도코모의 전략적제휴 실패에 따른 단기적인 매물부담에서 벗어나면 곧바로 주가가 회복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했다. 양종인 동원경제연구소 연구원은 “SK텔레콤의 주가가 이미 NTT도코모와의 협상결렬이라는 악재를 반영한 만큼 추가하락하면 저가매수의 기회로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승교 LG투자증권 연구원은 “3세대(G)에 역점을 두고 있는 NTT도코모와 2.5G 중심의 SK텔레콤의 전략적제휴는 시도 자체가 바람직하지 못했다”며 “SK텔레콤이 단기적인 물량부담에서 벗어나 주가가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SK신세기통신 합병, 무선인터넷 매출증가, SKIMT 합병 등 다양한 재료를 부각시키며 상승을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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