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인 더 뉴스>디지털드림스튜디오 이정근 사장

  

 세계 엔터테인먼트 산업계는 지금 비디오 콘솔 게임 이야기로 들떠 있다. 지난 11월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가 ‘X박스’의 데뷔식을 치른데 이어 일본 닌텐도가 히든카드로 준비해온 ‘게임큐브’를 미국에서 정식 출시함에 따라 그동안 가상시나리오에 머물렀던 콘솔 게임 시장의 빅뱅이 현실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의 가세로 지금까지 소니와 닌텐도를 축으로 발전해온 세계 콘솔 게임 시장은 미·일 양국의 3파전 양상으로 재편되고 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일본 소니계열의 비디오 콘솔 게임기 전문업체인 SCE(Sony Computer Entertainment)는 한국에 SCE코리아를 설립했으며 내년 2월부터 PS2의 본격 판매에 나설 방침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내년 하반기 국내 출시를 목표로 유통망 구축에 나서고 있으며 닌텐도 역시 게임큐브의 국내 총판을 물색중이다.

 관련업계는 PS2, X박스, 게임큐브 등 3개 콘솔 게임기가 내년에 모두 판매된다고 가정하면 하드웨어 5000억원, 타이틀 2500억원 등 총 7500억원의 거대 시장이 일시에 생겨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제까지 국내에서는 게임산업의 범주에 끼지 못했던 콘솔 게임시장이 단번에 아케이드 게임을 능가하는 최대 시장으로 부상하는 셈이다.

 이에따라 게임 전문업체는 물론 한국통신, 삼성전자, SK글로벌과 같은 대기업까지 콘솔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시장상황이 불투명해 지루한 도상훈련만 되풀이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디지털드림스튜디오(http://www.ddsdream.com, 이하 DDS)의 이정근 사장(39세)은 그러나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다.

 사실 3D 애니메이션 전문업체로 알려져 있는 DDS는 이 사장의 진두지휘 아래 일찍부터 비디오 콘솔 게임 사업을 추진해 왔으며 이미 상당한 성과를 거둬 왔기 때문이다. 업계에 정통한 일부 분석가들은 한국에서 비디오 콘솔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될 경우 최대 수혜자는 DDS가 될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최근 3D 애니메이션 분야에서 두각을 보이면서 일반 사람은 물론 상당수의 애널리스트조차 DDS를 애니메이션 업체로만 여기고 있지만 사실 DDS는 게임 개발사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실제로 DDS의 전신인 한겨레정보통신은 지난 95년부터 게임을 개발해 왔으며 97년에는 최인호 씨의 소설 ‘왕도의 비밀’을 소재로 한 동명의 PC게임을 개발해 그해 대한민국게임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PC게임사업이 매력은 있지만 세계를 타깃으로 하기에는 한계를 느꼈습니다. 특히 기술적인 우위와 세계적인 마케팅 능력을 갖추지 않고는 우물안 개구리 꼴을 면키 어렵다는 점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장고 끝에 이 사장은 할리우드와 3D를 그 해답으로 찾아냈다.

 디지털 엔터테인먼트의 개발 흐름이 향후 3D로 집중될 것으로 보고 이에 대한 기술적인 노하우를 쌓아 3D 엔터테인먼트 전문업체로서의 인지도를 높여 나가겠다는 전략이었다. 또 세계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할리우드와 연계한 배급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몇년간의 노력 끝에 DDS는 미국의 엔터테인먼트 배급사인 디지털림(Digital Rim), THQ 등을 강력한 후원군으로 확보했다. 이 사장 개인적으로는 홍콩 출신의 세계적인 영화 기획자 오우삼 감독을 비롯해 할리우드에 인적 네트워크도 갖추었다. 물론 일본쪽에도 네트워크를 만들어 놓았다. 올초 애니메이션 업계를 놀라게 했던 ‘런딤’ 프로젝트는 이 사장과 DDS가 몇년동안 구축해온 글로벌 네트워크가 바탕이 됐다.

 DDS는 내년 3월 국내 애니메이션의 역사상 초유의 대형 프로젝트를 가시화한다. 이 사장의 구상대로라면 DDS가 제작한 3D 애니메이션인 ‘아크(ARK)’는 디지탈 림을 통해 미국내 1500개의 개봉관을 포함해 전세계에 동시 개봉된다.

 이 사장의 야심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오히려 시작이다. “창업 당시 타임워너, 바이어컴과 같은 엔터테인먼트 그룹을 벤치마킹했습니다. 자본력이나 조직력이 뒤져 미국의 거대 엔터테인먼트 그룹을 추월할 수는 없지만 3D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만큼 세계적인 전문 업체로 입지를 다지겠다는 비전을 세웠습니다.” 그래서 그는 회사 이름을 디지털드림스튜디오로 바꾸었다. 할리우드가 꿈의 공장이라면 DDS는 디지털 드림을 일구어 내는 스튜디오가 되겠다는 생각이었다.

 각론으로 들어가 그는 3D를 기반으로 애니메이션과 게임 시장에 주력할 방침이다. 특히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개별 산업이 융합되는 현상이 뚜렷한 만큼 철저히 원소스멀티 유즈 전략으로 시너지 효과를 높이겠다는 생각이다. 예컨대 런딤의 경우 이미 상당 부분 추진되고 있지만 이를 3D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해 방송용 프로그램과 극장용 영화로 발표하고 이를 다시 게임과 음반으로 제작, 출시한다는 것.

 게임 분야에서는 PC게임보다는 3D의 특성을 보다 잘 살릴 수 있는 비디오 콘솔 게임 분야에 주력한다는 게 그의 전략이다. 이에 따라 DDS는 마이크로소프트와 X박스의 개발자 및 배급사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일본 소니의 PS2용 게임 개발 라이선스도 획득했고 닌텐도와는 겜보이어드밴스의 개발 서드파티 계약을 맺었다. 한국 업체 입장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 소니, 닌테도 등 3개 업체중 하나와 개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기 힘든 상황이다. 비디오콘솔 분야의 3대 메이저 업체와 개발 및 배급 라이선스를 모두 체결한 국내 업체는 DDS가 유일하다.

  “비유하자면 DDS는 3D 애니메이션과 비디오 콘솔 게임이라는 두 날개를 달고 비상하기 위해 날개짓을 하는 새와 같습니다. 그동안 해온 것보다 앞으로 할 일이 더 많고 더 힘들 것입니다.” 실제로 DDS는 사운을 좌우할 과제를 앞에 두고 있다. 3D 애니메이션인 ‘아크’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끝내야 하고 비디오 콘솔 게임 사업도 본궤도에 올려 놓아야 한다. 한번 실패한 코스닥 입성도 마무리 지어야 한다. 이 세 가지 숙제중 하나라도 끝마치지 못하면 몇년간의 고생은 수포로 돌아간다.

 청소년기에 감동을 받았던 리처드 바크의 소설 ‘갈매기 조나단’을 다시 꺼내 읽고 있다는 그는 “힘은 들지만 높이 나는 새가 멀리 보는 것은 확실하다”며 “3D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선도기업으로서 디즈니, 드림웍스, 루카스 같은 세계적인 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DDS를 글로벌화 하는데 힘쓰겠다”고 각오를 되새겼다.

 

 프로필

 △64년 서울 출생 △87년 고려대학교 공과대학 금속공학과 졸업 △89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재료공학과 석사 △89∼92년 SKC 중앙연구소 광소프트연구원 △세계 3번째(국내 최초) 광자기디스크 개발 △93년 서울CTS 주식회사 설립(DDS 전신), 국내 최초 실시간 압축영상전송기능 채용 부가가치 통신망 운용 △98년 (사)한국컴퓨터게임학회 부회장 △99∼현재 디지털드림스튜디오 대표(사명 변경) △2001년 추계예술대학교 문화산업대학원 겸임교수, 전자신문 주관 ‘게임콘텐츠포럼’ 디지털 콘텐츠 분과위원장, 고대벤처클럽 제2기 회장, 디지털콘텐츠제작자협회 회장

 

  <이창희기자 changh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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