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 인기상품>컴퓨터시장 동향

 ◇컴퓨터 및 모니터=올해 전체 PC시장은 전반적인 정보기술(IT)경기 위축과 소비심리 위축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 줄어든 255만대에 그칠 전망이다. 그러나 시장 위축에도 불구, 시대에 순응하고 소비자의 요구에 부합된 제품은 역시 강세를 나타냈다.

 데스크톱의 극심한 침체와는 달리 노트북 시장은 조사기관에 따라 다르지만 지난해와 비슷했거나 성장했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로 활기를 띠었다. 특히 이동성을 강조한 슬림형 노트북이나 미니 노트북은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았으며 노트북의 가격을 낮출 수 있도록 데스크톱을 채택한 저가 노트북의 강세는 의외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연말께는 아예 데스크톱을 대체할 수 있는 대화면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와 30Gb급의 대용량 HDD를 장착한 노트북이 주력 노트북 제품으로 부상했다.

 데스크톱은 펜티엄4 PC로 급격히 대체됨에 따라 고기능을 지원하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PC들이 인기를 끌었다.  

 모니터는 드라마틱하게 시장이 바뀌었다. 지난해만 해도 주력제품이었던 곡면 모니터가 평면 모니터에 그 자리를 내준 데 이어 곧 TFT LCD 모니터에 그 자리를 내줄 처지에 놓인 것. TFT LCD 모니터는 올해초만 해도 가격이 100만원대를 호가했으나 패널 가격 급락에 따라 50만원대까지 가격이 하락하면서 소비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이에 따라 TFT LCD 모니터가 차지하는 비중도 연초에는 5% 내외에서 연말에는 25% 가까이 올라갔다.

 ◇스토리지=스토리지 부문은 오픈형 디스크 레이드 제품군과 테이프 라이브러리 제품군이 시선을 모았다. 이는 경기부진의 여파와 이로 인한 기업의 경비절감 욕구에 기인한 것으로 파악된다. 더우기 9·11테러 이후 백업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면서 테이프 라이브러리의 수요가 탄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제품별로는 디스크의 경우 미드레인지급 오픈형 NAS 제품이 판매호조를 보인 것으로 파악된다. EMC 제품군인 SAN 계열의 ‘클라릭스 FC4700’과 NAS 계열의 ‘클라릭스 IP4700’ 제품이 인기를 끌었으며 네트워크어플라이언스의 ‘넷앱’ 제품도 꾸준한 수요를 보였다.

 하이엔드 제품군에서는 한국EMC의 하이엔드 제품군인 ‘시메트릭스’, 히타치의 ‘라이트닝9900 시리즈’, IBM의 ‘샤크’ 제품군이 꾸준한 판매고를 보였다. 이 중 시메트릭스는 스토리지 부문의 수위업체 EMC라는 브랜드가 크게 작용했고, 라이트닝9900은 LG히다찌·한국HP·한국썬·효성인포메이션 등이 주력으로 공급한다는 점이, 샤크는 IBM이 메인프레임 공급과 연계시켜 영업을 펼쳤다는 점에서 꾸준한 수요를 보였다.

 이외에도 한국썬은 빌딩블록형인 ‘T3’ 제품군이, 컴팩코리아는 로엔드 제품군인 ‘RA4000’, 한국후지쯔는 ‘GR700시리즈’ 중 로엔드 제품군의 판매가 두드러졌다.

 테이브 라이브러리 제품군에서는 특히 한국스토리지텍과 한국IBM의 선전이 두드러졌다. L시리즈를 앞세운 한국스토리지텍은 중형인 L700과 소형인 L180 제품의 공급이 두드러졌고 한국IBM의 LTO 제품군의 판매량도 증가했다. 한국HP의 경우는 소형 제품군인 ‘6/140, 4/40’의 판매가 시선을 모았다.

 재해복구솔루션의 경우 EMC의 ‘SRDF’가 8개 기업에 공급돼 가장 많은 판매고를 올렸으며 효성인포메이션은 자사의 솔루션인 ‘트루카피’를 2개 기업에 공급하는 실적을 올렸다. 하지만 나머지 업체의 솔루션은 그렇게 부각되지 못했다.

 한편 한국스토리지텍·한국IBM·한국EMC 등이 마케팅에 주력한 버추얼 스토리지의 경우는 개념도입 수준에 머물렀다. 주크박스의 경우도 기대만큼 조명을 받지는 못했다. 

 ◇서버=올해 국내 서버 시장은 전반적인 경기침체로 인해 시장규모는 위축됐으나 강력하고 다양한 성능을 지닌 몇몇 제품들의 선전이 돋보였다.

 유닉스 서버 시장에서는 미드레인지 및 엔트리 레벨급은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의 ‘선파이어 6800/4800/4810/3800’, 하이엔드급은 한국HP의 ‘HP9000 슈퍼돔’이 두각을 나타냈다.

 한국썬이 지난 4월 ‘미드프레임(미드레인지급 가격에 메인프레임급 성능을 발휘)’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앞세워 출시한 선파이어 제품군은 그 이름처럼 미드레인지급 시장은 물론 상위시장까지 넘나드는 활약을 펼쳤다.

 특히 선파이어6800은 지난 8월 KEC의 ERP 및 SCM 시스템용으로 첫 공급된 이후 지금까지 40여개사에 도입돼 운용되고 있다.

 한국HP의 슈퍼돔 서버는 이 회사를 올해 유닉스 서버 시장의 정상으로 끌어올린 1등 공신이다. 이 제품은 지난해말 출시된 이후 하이엔드급 서버 시장에서 꾸준한 인기를 끌면서 한국HP가 지난 2분기와 3분기 연속으로 국내 유닉스 서버 시장의 선두를 지키는 원동력이 됐다.

 한편 유닉스 서버 시장은 하반기들어 주요업체 3사가 잇따라 신제품을 내놓으며 내년도 불꽃 튀는 경쟁을 예고하기도 했다.

 지난 9월 한국HP의 ‘rp8400’ 발표를 시작으로 10월에는 한국IBM이 ‘p690’을, 11월에는 한국썬이 ‘선파이어15K’를 각각 출시하면서 유닉스 서버 시장을 달아오르게 했다.

 PC 서버 시장에서는 컴팩코리아의 강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한국후지쯔의 1U형 랙마운트서버인 ‘프라이머지 TS220’이 주목받았다.

 랙 하나에 40대까지 탑재할 수 있는 공간절약형 신(thin) 서버인 TS220은 올한해 동안 하이텔·IMC·아이스톰 등에 1500여대가 공급되며 인기를 끌었다.

 리눅스 서버 시장에서는 국내업체인 리눅스원의 선전이 돋보였으며 메인프레임 시장에서는 한국IBM의 독주가 이어졌다. 

 ◇PDA=개인휴대단말기(PDA)는 기대만큼은 선전하지 못했지만 가능성을 확인시켜준 한해였다. 무선 인터넷 붐에 따라 다양한 멀티미디어 기능을 지원하는 멀티미디어 PDA가 인기를 끌었으며 최근에는 무선 인터넷도 PDA의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으로 정착됐다. PDA 시장은 저가 제품은 셀빅이, 고가 제품은 아이팩이 자리를 굳힌 한해였다. 특히 최근 선물목록 1위에 올라갈 정도로 인지도가 개선되고 있어 내년에는 더욱 탄탄한 시장성장이 예상된다. 

 ◇컴퓨터 주변기기=하반기까지 이어진 경기침체로 주변기기 시장은 10∼20%까지 규모가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같은 시장 축소와 소비심리 위축은 가격하락을 부추겨 주변기기 시장은 예년에 보기 힘든 저가경쟁에 시달려야 했다.

 잉크젯 프린터나 레이저 프린터, 스캐너 등의 가격은 통상 15∼20% 가량 하락했는데 특히 잉크젯 프린터의 경우 10만원 이하의 초저가 제품까지 등장했다. 시장확대를 기대했던 포토 프린터는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반면 잉크젯 프린터에 팩스·복사기·스캐너 기능을 한데 모은 잉크젯 복합기는 눈에 띄게 부상해 내년 주력제품으로 떠올랐다. 잉크젯 복합기는 30만∼40만원대의 저렴한 가격에 여러가지 기능을 모두 제공한다는 점에서 불황기 소비자들의 구미를 당긴 것으로 보인다.

 레이저 프린터 시장의 경우 기업시장이 현저히 줄어든 데 반해 일반 소비자 시장은 크게 확대됐다. 올해 각 프린터 회사에서 일반 소비자를 겨냥해 출시한 개인용 레이저 프린터는 빠른 속도와 저렴한 유지비용으로 15만대 이상 판매되며 대중화의 길로 접어들었다.

 스캐너 시장은 올해 35만대 규모로 예상되며 하반기 들어서면서 해상도 600dpi급 제품에서 1200dpi급 제품으로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다.

 주기판 시장에서는 단연 인텔 펜티엄Ⅲ CPU를 지원하는 i815EP 주기판과 비아694X 주기판이 인기를 끌었다. 특히 비아 주기판의 경우 인텔의 아성을 뒤흔들 정도로 많이 판매돼 급기야는 인텔이 비아를 제소하기에 이르렀다. 3분기 들어서면서 펜티엄4 CPU가 붐을 일으키며 비아 P4X266 칩세트를 탑재한 엠에스디의 제품이 돌풍을 일으키기는 했으나 전체 시장에서는 역시 694X 주기판이 대세였다.

 그래픽카드는 상반기 엔비디아가 발표한 지포스 MX 200이나 지포스 MX 400 칩세트를 채택한 제품이 인기를 끌었는데 최근에는 엔비디아가 새로 내놓은 Ti시리즈가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이와 함께 ATi의 레이디언 칩세트를 장착한 그래픽카드도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복사기 시장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복사기와 레이저 프린터, 스캐너·팩스 일체형의 디지털 복사기는 미미하나마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어 올해 전체 복사기 시장의 10% 정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프린터 시장과 마찬가지로 컬러 복사기 시장이 커지는 점이 눈에 띈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김인진기자 ij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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