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정보화 시대의 최대 현안 중 하나인 정보격차문제를 해소하는 것은 정부 혼자만의 노력으로는 결코 달성할 수 없는 정책적 목표다. 정부의 디지털 디바이드에 관한 강력한 정책적 드라이브, 디지털 평등사회를 이룩하기 위한 시민 사회의 건강한 담론과 시민의식, 민간 기업이 창출하는 이윤의 사회환원 등 3가지 기본축이 하나의 유기체처럼 원활하게 돌아가야만 비로소 우리가 꿈꾸는 디지털 평등사회의 이상은 실현될 수 있다.
이들 3가지 기본축은 마치 3개의 다리로 이뤄져 있는 솥과 같아서 하나가 균형을 잃으면 제대로 정립할 수 없다.
◇디지털 정보 사회의 기본축, 민간 기업의 정보격차 해소 사업
정부의 정보격차 해소 관련 정책, 시민사회의 건강한 디지털 담론과 시민의식, 민간 기업의 정보격차 해소 노력 등 3가지 기본축 가운데 우리 사회가 가장 취약한 게 바로 민간 기업의 정보격차해소 노력이다.
민간 기업의 정보격차 해소사업은 정부의 디지털 디바이드 관련 정책을 배후에서 가장 강력하게 지원할 수 있는 후원군이라고 해도 전혀 과장된 말이 아니다. 정부의 디지털 디바이드 해소 정책을 가장 효율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민간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정보격차 해소사업은 한낱 구두선에 그칠 공산이 크다.
우리 기업들도 최근들어 디지털 정보화 현장의 곳곳에 또아리를 틀고 있는 정보격차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점차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은 사회가 요구하는 기본적인 수요를 따라가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나마 최근 몇년간 경기가 위축되면서 민간 기업들의 정보격차해소사업이 위축되고 있다는 징후도 포착되고 있어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물론 최근의 불경기에도 불구하고 몇몇 기업들은 정부의 정보격차해소 정책에 호응해 다양한 정보격차해소사업을 벌이고 있으나 상당부분은 일회성에 그치거나 단순한 장비 공급에 그치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민간 기업들의 정보격차 해소사업 추진 사례
현재 우리나라에는 정보격차 해소 사업을 사회공헌활동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기업들이 적지 않다. 이들 기업들의 정보격차 해소사업은 크게 농어촌 및 도서 벽지 정보화 지원, 소년 소녀 가정 PC지원 및 컴퓨터 무료교육, 장애인 정보화 시설 지원 및 컴퓨터 교육, 소년원 등 교정시설 정보화 지원, 군부대 컴퓨터 지원 및 교육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국내 기업들의 대표적인 정보격차 지원 사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물론 이들 기업들의 정보화 지원사업이 상당부분 한시성을 띠고 있다는 한계가 있으나 국내 기업들의 중요한 사회환원 활동 중 하나로 정보격차 해소사업이 조금씩 뿌리를 내리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이다.
△SK텔레콤:장애청소년 정보화·소년소녀 가장정보화·농어촌 벽지 초등학교 정보화 사업 등을 집중적으로 추진하고 있는데 지난해 5398세대의 소년소녀 가정에 인터넷PC를 지원했다. 올해도 10억원 규모의 PC를 소년소녀 가장에게 기증했으며 정보화 소외계층의 정보화 활용능력 제고를 위해 올해 컴퓨터 무료 교육에 40억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한국통신:지난 90년부터 도서 벽지와 정보소외계층을 대상으로 PC기증사업을 벌여왔는데 지난해까지 약 15만대의 PC를 지역주민, 복지시설, 학교 등에 기증했으며 울릉도서관·백령도서관 등에 IT장비와 책을 기증해왔다.
△데이콤:지난해 중고 PC를 재정비해 장애인에게 무료로 제공했으며 마라도에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해주기도 했다. 이를 통해 마라도 지역내 36세대 80여명의 주민들에게 초고속 서비스의 혜택을 줬다. 또한 데이콤은 장애인을 대상으로 천리안 및 시외전화 요금할인혜택 등을 제공했다.
△삼보컴퓨터:한국통신과 공동으로 정보화 시범마을 지원사업을 추진한 실적을 갖고 있다. 특히 지난해 전국 최초의 정보화 시범마을인 원주 황둔마을과 송계마을에 초고속통신망, 인터넷 세트톱박스, PC영상전화기 등을 공급했으며 주민대상의 정보화 교육도 실시했다. 또한 삼보는 한국장애인복지시설협회에 PC패키지와 130대 규모의 PC를 공급, 정보화 인프라 확충에 기여했다.
△삼성전자:지난 95년부터 고객 신권리선언을 통해 발표한 ‘200만명 PC교육실시’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전국 43개 컴퓨터 교육장을 통해 컴퓨터 무료 교육을 실시해 왔으며 지난해부터는 온라인을 통해서도 컴퓨터 무료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용인 삼성안내견학교내 안내견 분양자 및 시각장애인을 대상으로 컴퓨터 교육을 하거나 전국 250여개 지역사회복지관에 3238대의 펜티엄, 3650대의 프린터등을 기증했다. 이밖에 삼성전자는 소외계층 청소년들과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달리는 PC교실’ 등을 운영한 실적을 갖고 있다.
△삼성SDS:올해 3월 자매마을인 경기도 용인시 이동면의 노인대학에 20대의 PC를 기증한 것을 비롯, 정보화에 소외된 농촌지역 노인층의 정보격차해소에 애를 쓰고 있다. 지난 95년부터는 전국 12개 소년원생을 대상으로 PC무료기증 및 PC교육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SDS는 올해 3월 법무부와 협력 조인식을 맺어 소년원 정보화 교육을 체계적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제주대·충남대·한림정보산업대·대전대 등과 협력, 대학생을 활용한 IT봉사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정립회관·복지정보통신협의회·실로암 시각장애인 복지회와 협력해 PC 및 특수장비 등의 기증과 교육을 지원하고 있으며 제주도 교육청 산하 학교 홈페이지 구축지원, 여주 시청 산하 고아원 정보화 사업, 육군 통신학교 컴퓨터교육 등을 추진했다. 이밖에 수레바퀴선교회·소년소녀 가장·사회복지시설인 선덕원 등에 컴퓨터 및 소프트웨어를 기증했다. 특히 MS는 서울보호관찰소내 전산정보교육센터 설립 지원, 고봉정보통신고등학교 등 소년원에 대한 정보원 지원활동등을 펼치고 있다.
△인텔코리아:인텔 한국 지사는 지난 98년부터 꾸준히 정보격차해소사업을 추진해 왔는데 성균관대 등 전국11개 대학이 설립한 열린 사이버대학에 11대의 고성능 서버를 기증한 것을 비롯해 삼성전자와 공동으로 서울교육청 산하 과학교육원내에 멀티미디어 교실 구축용 인텔 기반 PC와 네트워킹 제품을 기증했다.
또한 정보문화센터의 인터넷 무료교육장에 ICC플라자와 150대의 PC 및 주변기기를 무료로 공급해주기도 했다. 인텔은 특히 학생들의 정보화 마인드 제고를 위해 한국정보올림피아드의 공모부문을 3년째 지원하고 있다.
△영진닷컴:컴퓨터 무료교육과 교재배포 사업을 주로 시행하고 있다. 정보격차해소캠페인의 일환으로 장학회 등 사회복지단체와 연결해 컴퓨터 무료교육을 지난해부터 실시해왔는데 그동안 영락보린원, 혜심원, 성심원 등 사회복지시설의 초·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컴퓨터 교육을 실시하고 컴퓨터 교재 무료보급사업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이천장애인협회, 성남기능대학, 해병대, 보건복지부 아동복지과 등에 컴퓨터 교재를 무료로 배포했다.
△미래이넷:지난 5월 16일부터 6월 30일까지 장애인들의 고장난 PC를 무료로 고쳐주는 ‘사랑의 장애인 PC무료 AS대축제’ 행사를 개최, 중증 장애인들의 호응을 얻었다.
△기타:한국HP는 매달 복지시설에 신형 PC 및 프린터를 5대씩 공급, 연간 50대를 기증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으며 컴팩코리아는 올해 신림동 소재 난곡사랑방에 7대의 PC를 기증하고 인터넷 전용회선 사용료 등 운영비를 보조했다.
◇민간 기업의 정보격차 해소 사업의 바람직한 방향
민간 기업들의 정보격차 해소지원 사업이 이제는 일회성 또는 이벤트성 홍보 행사에서 벗어나 내실을 기하고 질적으로 승화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특히 이벤트성 행사는 해당 기업의 이미지를 일시적으로 제고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지속적인 사회공헌활동이야말로 건전한 기업문화의 기본 토양이라고 할 수 있다.
질적인 승화 과정도 절실한 사회적 요구다. 정보격차 해소 사업에 매년 적지 않은 예산을 투입하고 있는 SK텔레콤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PC나 초고속통신망 등 인프라를 지원하는데 그쳤으나 앞으로는 컴퓨터 및 인터넷 무료교육, 자원봉사자 활성화 등 질적인 전환을 통해 민간 기업의 정보격차 지원 사업이 한단계 도약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물론 민간 기업들의 정보격차 지원사업을 종횡으로 엮어줄 구심체도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정보격차 해소사업을 위한 민간 협의체 등을 검토해볼 만하다고 조언한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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