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미수채권을 둘러싼 대우전자와 하이마트의 갈등이 법정분쟁으로 확전되면서 연말 특수에 들떠 있어야 할 가전유통시장이 일대 혼란에 빠졌다.
하이마트가 대우전자의 가압류로 인해 야기될 수 있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지난 11일부터 13개 물류센터 가운데 전체 물동량의 약 90%을 차지하는 6개 대형 물류센터의 제품 입고 작업을 부분적으로 중단한 데 이어 재고 물량을 줄이기 위해 입고 작업 중단을 전체 물류센터로 확대키로 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하이마트의 물류센터에 물건을 납품하러왔던 중소업체들이 제품 입고를 못하고 되돌아가는 등 벌써부터 중소업체들의 판로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이번 사태는 가전시장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는 대우전자와 하이마트의 이미지 실추는 물론 최대 성수기를 맞아 매출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전업체들의 매출이 오히려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파장이 일파만파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우전자가 하이마트의 금융계좌에 이어 매장에 대해서도 가압류 집행에 들어갈 경우 하이마트는 사실상 영업을 중단해야 할 형편이며 이로 인해 하이마트에 의존해 온 수많은 중소업체들이 판로를 확보하지 못해 심각한 자금난에 빠질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기업의 경우 전속유통점이 있는 데다 미리 물품대금을 받고 하이마트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어 큰 손해가 없겠지만 1∼2개월 후 대금결제를 받아 기업을 운영하는 중소업체는 이번 사태의 최대 희생양이 될 것으로 우려하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중소업체에 대한 대금결제를 하는 데 있어 현금비율이 80%인 상황에서 계좌가압류로 인해 하이마트의 현금결제력이 약화되면 대금결제가 지연돼 자금난에 시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를 지켜보는 삼성전자·LG전자도 중소업체들 못지않게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올들어 하이마트를 통해 각각 월 400억∼500억 정도의 매출을 올리는 등 하이마트에 대한 의존도가 커진 양사 모두 이번 분쟁으로 매출부진 등 적잖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 하이마트가 지난달 올린 1600억원의 매출액 가운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차지하는 매출은 약 1000억원 규모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전년 동기에 비해 배 이상 높아진 수치다. 따라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당장 올해 매출목표 달성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하는 한편 사태가 장기화될 것에 대비해 내년도 사업계획 및 매출목표를 수정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삼성전자·LG전자는 최근 하이마트가 물류센터의 입고를 중단함에 따라 자체 물류센터에서 소비자에게 직접 배달한다는 계획을 마련해 놓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자체 창고를 갖고 있는 기업과 달리 영세한 중소업체들은 당초 배송예정이던 물량 처리에 상당한 애로를 겪고 있다”며 “특히 이번 사태가 장기화되면 발주잔량에 대한 납품이 전면 중단될 경우 매출 손실은 물론 자금난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경쟁 유통업체들은 이번 분쟁으로 매출에 있어 반사이익을 일부 기대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하이마트의 시장지배력이 약화되면 대기업과 대형 유통점간의 역학 구도가 과거처럼 제조업체 우위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다는 데 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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