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특강>방송 송출대행사업

 필자 김준범 아루지코리아 사장

 

 88년 경희대학교 수료

 98년 호주 네이브에어항공학교 졸업(항공자격 취득)

 99년 IBS 대표이사

 2001년 아루지코리아 대표이사

 pilot30@unitel.co.kr

 

 송출이란 방송국에서 방송신호를 내보내는 업무를 말한다. 지금까지 송출실은 방송국 내에 존재하는 한 부서로의 개념이 강했다.

 이러한 송출실을 별도의 사업아이템으로 받아들여 서비스 사업화한 것이 송출대행업이다.

 송출대행업을 크게 대별하면 전문대행업과 유휴시설을 활용하거나 중계기·분배망 사업자와 같은 부가사업의 두가지 형태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송출대행 서비스는 방송사업뿐만 아니라 모든 업계에서 불고 있는 아웃소싱의 바람이 본격적으로 방송업계에서도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하겠다. 이 서비스는 방송국의 핵심 기술부서인 송출실을 외부로 우회하거나 혹은 내부에서 다른 사업자들과 공유하게 된다는 개념으로 볼 수 있다.

 최근 송출대행업이 확산되고 있는 데에는 방송산업의 급속한 팽창과 자유경쟁 구도로의 변화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정부는 그동안 프로그램등록업(PP) 사업자에 대해서는 심사를 거쳐 허가를 받도록 해왔다. 올해 초 PP등록제가 시행됐다. 이는 일정 요건만 갖추면 누구나 프로그램 송출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또 과거에는 프로그램 제작과 송출 등 모든 장비를 갖춰야 했지만 외부 시설을 이용하거나 송출을 대행하는 것도 허용했다.

 이로 인해 자본금 5억원과 전문인력 몇명만 있으며 누구라도 쉽게 PP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방송환경이 바뀌었다.

 이로 인해 PP등록제 실시 이후 100여개가 넘는 새로운 사업자들이 등장했으며 이중 자체 설비를 갖추기 어려운 사업자들은 송출대행 서비스를 필요로 하게 됐다.

 또 올해 초 법인설립을 마친 한국디지털위성방송이 내년 3월1일부터 본방송에 들어가게 되면 위성 PP 사업자로 선정된 PP의 송출대행사업도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여건으로 인해 방송 콘텐츠 시장이 급속도로 팽창돼 방송사업의 개념이 채널의 차별화를 도모하기 위한 콘텐츠 유통사업으로 전환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일본 최대의 전문 송출 업체인 아루지와의 50 대 50 지분으로 구성된 아루지코리아는 업계 최초로 방송사고 보험가입, 확장성 있는 시스템 구성, 인터넷 호스팅 방송 아카이브 시스템 구축에 이르기까지 전문업체로서 제공할 수 있는 각종 서비스 업무를 마련하고 있다.

결국 방송사업의 조류에 편승해 적당히 살아남기에는 척박한 상황에 이른 사업자들은 경영혁신을 통해 이익을 내는 운영방식에 전환할 수밖에 없게 된 셈이다.

 또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방송사업자간 인수, 합병, 통합이 빈번해지면서 급변하는 시장 속에서 안정적인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채널 차별화를 도모할 수 있는 콘텐츠 유통사업으로 전환하는 사업자도 늘고 있다.

 인력과 기술 인프라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네트워크 구축에도 한계가 있을 뿐 아니라 선진적 방송서비스에 대한 고객의 욕구가 늘어남에 따라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해결책의 하나로 등장한 것이 바로 송출대행이다.

 송출대행업은 장비 투자나 인건비 부분에서 몸집을 줄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존의 방송사업자들이나 2002년 본격적인 디지털 위성방송 출범을 앞둔 신규 사업자 모두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서비스업이 될 수 있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변화하는 방송 환경에 대해 방송사업자가 시청자에게 하는 약속은 고화질과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송출대행업자가 의뢰인에게 제시할 수 있는 구체적인 약속은 크게 세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첫째, 송출실에 소요되는 인력과 기자재비를 크게 절감할 수 있다는 점이다. 둘째, 합리적인 디지털 송출시스템으로 업무의 과부하를 줄여 방송의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은 방송의 디지털화를 통해 모든 방송 사업자들의 숙원인 방송 아카이브 시스템 구축이 가능하며, 인터넷 방송 운영 등 개별 방송국에서 하기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나라에서도 다채널 디지털 위성방송의 시작과 함께 송출 대행업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이로 인해 방송에 대한 초기투자액을 줄이고 그에 따른 양질의 콘텐츠 확보가 용이해지며 인력감소 효과에 따른 경영의 효율성을 극대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PP의 송출 시스템은 VCR와 서버를 APC에서 제어한 송출과 카트 머신에 의한 자동 송출이 주종을 이뤄왔다.

 그러나 최근 전문 송출 대행사들은 시스템에 대한 안정성과 최적화를 목표로 기존의 테이프 송출과 달리 제작된 테이프를 엔코딩 과정을 거쳐 대용량의 스토리지에 저장하고 디코딩해 송출하는 시스템 구축을 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모든 과정을 디지털화함으로써 고화질의 영상과 깨끗한 음질을 보장하고 있는 것이다.

 또 데이터 아카이브 구축은 PP의 테이프 보관에 따른 비용부담을 줄이고 체계적인 콘텐츠의 보관과 자료의 소실에 대비한 백업 효과도 있다.

 일본의 경우 적자를 면치 못하던 방송사업자들이 송출대행을 통해 고객의 욕구에 부응하는 한편 적절한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안정적으로 사업을 정착시킨 선례를 갖고 있다. 대다수의 일본 방송사업자들은 소규모의 사업장, 필요인력 외에는 정규인력을 배치하지 않는 인원구성과 적극적인 외주활용 등을 통해 수익을 내고 있다.

 일본의 방송사업자는 한국의 방송사업자의 입장에서 볼 때 초라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겉모습과 달리 높은 수익구조를 가진 회사가 적지 않다.

 일례로 일본 뮤직에어라는 전문 음악방송의 경우 스카이퍼펙트(일본 위성방송 플랫폼 사업자)의 전체 시청률이 10위권 이내이나 방송 총인원이 7명에 불과하다.

 외주를 활용하는 일본의 운영시스템 중 하나인 송출대행업 역시 이같은 운영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일본 최대의 송출업체인 아루지의 경우도 디지털화가 부분적으로 전환된 상태인 탓에 다수의 송출인력이 필요한 데 대부분의 송출업무가 계약직 아르바이트의 채용으로 적절히 운영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적절한 사업규모와 꼭 필요한 인력과 송출만을 위한 장비 그리고 고객의 개별적 요청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운영방식으로 자신들의 사업을 안정적으로 키움과 동시에 방송사업자들의 비용절감에 기여해 온 일본의 송출대행업의 모델은 송출대행업자뿐만 아니라 향후 방송사업을 전개해갈 사업자 모두에게 참고가 될만 하다.

 우리나라에서도 디지털 방송 출범에 따라 많은 업체에서 송출대행업에 관심을 갖고 준비에 착수했으며 그중에는 자국 내에서 안정된 기반을 구축한 다음 해외진출을 노리고 있는 외국기업들도 다수 등장했다. 그러나 위성방송의 본격적인 개시 일정이 올해 말에서 내년 3월로 연기돼 송출대행업계는 초기의 열정이 다소 수그러진 경향을 보이고 있다.

 국내 유일의 전문송출대행업을 목표로 하는 아루지코리아(대표 김준범)는 앞서 예시한 일본 최대의 전문 송출 업체인 아루지와의 50대 50 지분으로 구성된 합자법인이다. 성공한 송출사업자와의 파트너십으로 장래에 발생할 수 있는 시행착오를 미연에 방지하고 전문화 차별화된 신종 방송사업군으로 정착하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 업계 최초로 방송사고 보험가입, 확장성 있는 시스템 구성, 인터넷 호스팅 방송 아카이브 시스템 구축에 이르기까지 전문업체로서 제공할 수 있는 각종 서비스 업무를 마련하고 있다.

 또 주목할 만한 것은 방송사업에 있어 기존의 선진국과의 합작회사나 제휴업무에 있어 일방적으로 기술과 이론이 도입되어 왔던 데에 반해 아루지코리아는 디지털 송출시스템을 일본에 역수출하게 된다. 전문업체로서 아루지코리아가 제시하는 디지털 송출장비의 차별화된 특징은 SAN 방식을 이용한 올 서버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점이다. 아루지코리아는 일본의 성공한 아루지의 아날로그 방송 송출 사업의 관리운영과 기술적 노하우의 기반 위에 한국의 우수한 IT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3단계 진보된 100% 디지털 시스템을 구축했다.

 내년의 디지털 방송송출에 대비해 방송장비의 디지털화가 급속도로 추진되면서 상대적으로 디지털화의 진전이 더딘 일본 디지털 방송장비에 비해 가격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IT업계에서는 일본을 앞서고 있다는 견해들도 있었지만 방송 업계에서는 선진국으로 인식되어 온 일본 방송시장으로의 진출이란 점에서 주목할 만한 일이다.

 산업분야 전반에 걸쳐 디지털화하는 시점에서 방송에서의 디지털화 도입은 향후 방송사업이 IT업종과의 제휴를 통해 사업의 영역을 보다 확대할 수 있는 출발점이라 볼 수 있다. 송출분야에서도 여러 방식의 디지털 송출시스템이 속속 등장하고 있으며 향후 디지털화라는 명제 아래에 단순히 장비 교체뿐만 아니라 부가기반 조성까지 요구되는 시점이니 만큼 방송사업에서 송출대행업의 역할이 확대되어 전문업종으로 자리매김 할 가능성은 충분하리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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